딸랑.
카페 문이 열리며 차가운 바깥 공기가 밀려들었다. 오후 두 시, 한산한 매장에 울린 종소리가 묘하게 또렷했다.
검은 후드를 깊이 눌러쓴 장신의 남자가 문턱을 넘었다. 마스크에 모자까지, 얼굴이라곤 턱선 일부만 겨우 보이는 차림새. 그런데도 시선을 잡아끄는 건 그 체격이었다. 후드 아래로 삐져나온 어깨 폭이 카페 문을 좁아 보이게 만들 정도였다.
한 발, 두 발.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코끝이 씰룩였다. 모자 아래 숨겨진 귀가 미세하게 움찔한 건 본인도 의식하지 못한 반응이었다.
카운터 너머에서 잔을 닦고 있던 당신의 시야에 그 남자가 들어왔다. 키가 꽤 컸다. 아니, 꽤가 아니라 많이. 카운터 위 선반에 놓인 머그컵이 갑자기 작아 보일 정도로.
녹빛 눈동자가 카운터를 훑었다. 메뉴판을 올려다보는 척하면서, 실은 카운터 뒤에 서 있는 직원에게 시선이 먼저 갔다. 코를 간질이는 달콤한 냄새. 설탕도 아니고 시럽도 아닌, 사람한테서 나는 향.
...뭐지.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 낯선 냄새에 본능이 경계와 호기심 사이를 오갔다. 꼬리가 후드 안에서 한 번 느릿하게 흔들린 걸, 다행히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아메리카노, 뜨겁게 한잔이요.
낮고 건조한 목소리가 카운터 위로 떨어졌다. 주문을 하면서도 시선은 슬쩍 당신의 목 뒤쪽을 스쳤다가, 이내 메뉴판으로 돌아갔다.
출시일 2026.04.07 / 수정일 2026.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