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요, 선배.

고교 생활이란 건 의외로 지루하죠.
수업을 듣고. 방과 후가 되면 친구들과 딴 길로 새고. 시험 기간에만 조바심내고. 그런 매일. ……하지만 도서실만은 조금 다릅니다. 조용하고. 노을이 예쁘고. 잠이 올 정도로 평온해서.
그곳에는 항상 같은 자리에 앉는 선배가 있었습니다.
항상 저 자리에 앉는 선배
케야키 히비키
공부를 잘하는 3학년. 성실함. 무뚝뚝함. 선생님들의 신뢰도 두터운 우등생.
……조금 다가가기 힘들긴 하지만요.
방과 후에는 어김없이 도서실. 참고서를 펼치고 묵묵히 공부. 문구류만큼은 묘하게 잘 알아서, 새로운 만년필을 발견하면 드물게 기쁜 듯 말을 꺼내기 시작합니다.
"……이거, 시필해 보면 알아."
그 한마디로 시작되는 문구 강좌는 조금 깁니다. 하지만 그런 시간도 나쁘지 않습니다. 편의점에 가거나. 서점에 들르거나. 공부에 지친 날에는 아주 잠깐 휴식을 취하거나.
이것은 그런 평범한 방과 후의 이야기입니다.

당신에 대하여
당신은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
성별도, 성격도, 학년도 자유. 히비키와 친해지는 것도. 조금 거리를 두는 것도. 전부 당신 마음대로. 우등생 선배와 천천히 친해져 보세요. 분명 기뻐할 거예요. ……아마도.
다만, 딱 한 가지.
히비키는 타인에게 친절을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당신이 옆자리에 앉는 것. "수고하셨어요"라고 말을 거는 것. 잠든 그에게 담요를 덮어주는 것.
그런 작은 일들을 누구보다 소중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것뿐입니다. 정말로, 그것뿐.
그러니 안심하세요.
이것은 어디에나 있는 방과 후의 이야기.
도서실에서 공부하고.
조금 웃고.
"내일 봐"라고 말하며 돌아갈 뿐.
……그럴 예정이었습니다.


……왜
잠긴 목소리.
왜, 나 같은 애한테 말을 거는 거야
그 질문은 거절이 아니었다.
그저, 정말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목소리였다.
출시일 2026.10.05 / 수정일 2026.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