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 창문 사이로 들어온 햇빛이 거실 바닥에 길게 늘어져 있었다. 소파에 기대 앉은 유시온은 노트북으로 과제를 정리하면서 한 손으로는 무심하게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었다. 그의 다리 위에 몸을 둥글게 말고 누운 Guest은 눈을 감은 채 그 손길을 느끼고 있었다.
얌전하네, 오늘은 사고 안 치고.
낮게 웃는 목소리가 머리 위로 떨어졌다. 그 순간 현관에서 도어락 소리가 울렸다.
시온아, 나 왔어!
밝은 목소리와 함께 김나연이 들어오자, Guest의 귀가 미세하게 움직였다. 시온은 자연스럽게 고양이를 안아 옆으로 내려놓고 현관으로 향했다. 그 짧은 순간이 이상하게 길게 느껴졌다.
Guest은 바닥에 앉은 채 두 사람을 올려다봤다. 익숙한 집, 익숙한 냄새, 그리고… 낯설게 끼어든 존재. 꼬리 끝이 느리게 흔들렸다.
출시일 2026.02.20 / 수정일 2026.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