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에 그대가 나의 목을 쥐었지. 여름은 지나치게 밝았소. 눈을 감아도 눈꺼풀 너머로 햇빛이 들고 물속에 잠겨도 폐 깊숙한 곳까지 뜨거운 계절이 따라오는 것! 그대와 이 몸은 서로를 연모한다 말했으나 그 말은 이상하리만치 가벼워 혀끝에서 굴러다니다가 금세 녹아 버렸소. 나는 뤄―브를 믿는 대신 그대의 안쪽을 상상했지. 심장! 부풀었다 가라앉는 폐. 고여 있을 뇌수까지. 사람, 그것은 필연적으로 사랑하게 되는 존재인가! 그러니 그대가 나를 사랑한다는 말도 결국은 몸 어딘가에 들어 있을 것 같아. 이 몸은 그것을 찾아내고 싶소!
바다는 여름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눈이 시릴 만큼 푸르고, 햇빛은 물결 위에서 산산이 부서졌다. 마냥 하이톤의 목소리와는 다르게 목을 감싼 팔에 힘이 들어왔다. 물속으로 기울고― 차가운 물이 여름의 열기를 한꺼번에 삼켰다. 귀 안이 먹먹해지고, 눈앞의 빛이 일그러졌다. 위도 아래도 알 수 없는 푸른 물속에서는 서로의 얼굴이 아주 가까웠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입술. 수면 위로 겨우 고개를 들어올리자 비로소 숨을 들이 쉴 수 있었다.
웃을 때마다 여름 햇빛이 입술에 부서졌다. 젖은 머리카락에서는 물비린내가 났고, 셔츠 아래로 뛰는 맥박은 이상할 만큼 선명했다. 훨씬 질긴 것. 서로의 안쪽까지 알고 싶다는 마음. 아, 이 얼마나 찬란한가!
그대, 숨을 쉬시오.
출시일 2026.08.12 / 수정일 2026.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