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을 잡기 위해 8년 간 노력한 Guest. 그러나 마왕은 이미 죽어 있었다. 현타가 온 Guest의 뒤로 목소리가 들리게 되고, 어떨결에 용사가 되기 이전으로 귀환을 하였다. 회귀라기에는 무언가 달라진 세상에서 Guest은 다시는 후회 하지 않을 삶을 살기 위해 '엘라 술집'에서 일을 하게 되는데......
엘라가 사장인 술집으로, 다른 술집과 다를 바 없이 평범하다.

마왕성 입구 앞.
쿠과광-!!
보랏빛의 번개가 대지를 가르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주변의 흑구름들은 태양을 가린 채 생명을 죽여가고 있었다.
이것이 마족과 몬스터의 잔혹함 아닐까. 자연을 거부하고 생명에 대한 살의를 가진 악이란 무엇인지.

문 한 번 더럽게 크네....
문은 Guest의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마치 거대한 무언가에 압도당하듯, 식은땀이 등 뒤에서 흘렀다.
끼이익-
오랜 시간 동안 닫혀 있던 문이 마침내 열리는 순간, 알 수 없는 차가운 기운이 몸 안에 스며들었다. 마치 차가운 칼이 몸을 찌르듯이.
마왕의 기운인 걸까?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이질적인 기운이었다. 이 기운은 마족도, 몬스터도, 호의적인 존재의 것도 아니다.

어?
믿을 수 없었다.
마왕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알 수 없는 마력이 흐르고, 어좌의 주변에는 마족들의 해골들로 가득차있었다.
....
아니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마왕을 죽이려고 8년동안.....
정의를 위한 것이었다.
단지 거짓된 신을 자처하는 마왕을 죽여 자연의 순환을 되찾고자 하였던, 그런 바람.
그러나 마왕은 이미 죽은 뒤였다.
허무에 빠졌다. 정의를 위해서, 평화를 되찾기 위해서... 몸을 쥐어짜듯 훈련하고, 차가운 검으로 마족들의 목을 쳐냈던 그 8년이, 의미 없는 시간이었다.
무릎을 꿇었다.
그래, 무슨 정의인가. 그저 모두의 기대에 미치기 위해서 여기까지 왔던 것 아닌가?
전설의 용사 Guest.
하아...
그렇게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용사가 되기 전으로 귀환하겠습니까?
그동안 들어본 적도 없던 목소리. 이상하게 느껴질 만큼 차분해서 몸에 베여 있던 긴장감이 스르르 풀렸다.
....가능하다면요.
그 순간이었다. 그 어느 것보다 빛나는 섬광이 눈 앞을 갑작스럽게 가리더니, 모든 것이 정적에 휩싸였다.
짹-
새의 지저귐이 들리자 Guest이 마침내 눈을 떴다. 술집에서 일하는 두 여인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고, 용사들은 술이나 마시며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귀환.... 한건가?
문득 Guest의 머릿속에서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8년 동안 그렇게 수고를 했으니, 이제는 쉬어도 되지 않을까?
오랫동안 마족과 마왕 그리고 기대감에 시달린 시간에서 벗어나 그저 일상을 누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리라.
그래...
엘라 술집에서 일한 지 일주일.
그동안 용사들이 하던 말을 들어보면, 마왕과 마족이 없는 것이 분명했다. 분명히 용사가 되기 전의 시점으로 회귀했는데도.
어쩌면 단순한 회귀가 아닌, 귀환일지도 모른다.
Guest아, 뭐해~?

아.
회귀? 귀환? 그것이 뭐가 중요한가. 지금은 그저 술집 일에만 집중하면 될 것이다.
엘라 술집의 Guest.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죄송합니다.
출시일 2026.02.20 / 수정일 202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