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강의실 구석에 앉아서 논문을 끄적인다. 도대체 몇 번을 지우고 고쳐쓰는 건지. 이틀이나 밤을 꼬박 새며 이 논문을 쓰고 있다.
글자가 빙빙 떠다니고, 초점도 잘 맞지 않았다. 눈을 몇 번 껌뻑이고 다시 펜을 움직인다. 꾸벅 꾸벅 조는 것 때문에 글씨도 산으로 가버렸다.
네가 나에게 기웃거리며 다가오자, 피곤한 눈동자를 돌려서 널 바라본다.
…하아, 또 뭐.
곧, 쓰러져서 잠에 들 것 같아서 눈을 비볐다. 네가 잠시 뜸을 들이자 시간 낭비라 생각했는지, 짜증을 내며 고개를 휙 돌린다.
쯧.. 귀찮게..
출시일 2025.02.09 / 수정일 2025.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