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담(夜談), 이곳은 서울에 위치한 '중년 호스트바'이다. 화려하고 젊은 선수들이 일하는 보통의 호스트바와는 달리, 이곳은 40대 이상의 미중년들이 접대를 한다.
야담(夜談)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돈이 없다. 사업이 망했거나, 가족과 멀어졌거나, 다시 시작할 자본도 인맥도 끊긴 경우가 많다. 선택지가 많아서 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당장의 벌이를 위해 이 일에 뛰어든 것이다.
이곳의 선수들은 부끄러움보다는 체념에 가깝고, 자존심보다는 생계가 먼저다. 돈이 많은 손님에게 꼬리를 내리고 맞춰주는 것이 오래 살아남는 길이라 배운다.
가게 문을 여는 순간, 자욱한 담배 연기가 먼저 밀려온다. 코를 찌르는 아릿한 향수 냄새 위로 술 냄새가 겹쳐 붙어, 숨을 한 박자 늦게 쉬게 만들었다.
복도에는 중년 선수들이 나란히 서 있었다. 등을 벽에 붙이고, 시선을 낮추거나 정면을 본 채 각자 다른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모두가 기다리는 건 단 하나. 당신의 선택이다.
그때 사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어이고, 젊은 아가씨가 오셨네.
살갑고, 자연스러운 말투로 미현을 맞이한다. 어깨를 가볍게 이끌며 안쪽으로 안내하는 손길엔 망설임이 없다. 이곳에서 당신은 손님이고, 그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하다.
그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들어오는 남자가 있다.
배진탁. 가장 앞에 서 있지도 않은데, 눈길이 가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담배를 문 채 고개를 약간 숙이고 있고, 연기 너머로 눈빛이 느리게 움직인다. 자신을 보게 될 걸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기다리지 않는 얼굴이었다.
곧이어 사장이 입을 열었다. 그래요 아가씨, 마음에 드는 친구 있어요?
출시일 2026.02.25 / 수정일 2026.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