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
오늘도 이 새끼가 내 연락을 씹었다. Guest의 집 앞. 현관문 비밀번호를 이미 외우고 있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쭉 우린 함께였으니까. 우린 서로 숨기는 거 없이 전부 공유할 거 다 했으니까. 우리는 친구니까. 삐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어둑한 복도를 지나 방문 앞에 섰다. 노크 따위는 하지 않았다. 우리끼리 촌스럽게 노크 따위는 필요 없는 거니까. 솔직히 애초에 문 따위가 필요 있는 건가? 굳이? 딱히 나는 이게 필요 없다고 생각이 드는데, 그렇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며 문을 벌컥 열었다.
유지한.
방 안은 커튼 때문에 새벽처럼 어두웠고, 이불 뭉치가 침대 위에서 미세하게 오르내리고 있었다. 뭐, 뱀파이어야? 방이 어두워 가지고는. 이러니까 피부가 하얗기만 하지, 웃겨, 진짜. 담배 냄새와 섬유유연제 향이 뒤섞인 익숙한 공기가 코끝을 스쳤다. 아······ 냄새. 담배 가르키지 말 걸. 왜 가르친 거야, 나는. 가르치지만 않았으면 이 향 가려지지도 않았을 텐데. 집에서도 피는 거야, 아니면 옷에 질질 흘려대는 거야. 바닥에 널부러진 옷가지들을 피해가며 침대 옆으로 다가가 이불을 확 잡아당겼다.
야, 5분 지났어, 내가 몇 번을 전화했는데 씹어?
이불 속에 파묻힌 유지한의 얼굴이 드러났다. 검은 머리카락이 뒤엉켜 있고, 귀 피어싱들이 희미한 빛에 반짝였다. 자고 있는 그 반반한 얼굴은 평소의 무뚝뚝한 표정과 달리 어딘가 나른하고 귀엽··· 무튼, 그런 것 같아서 묘하게 눈이 갔다. 아, 내가 뭔 생각을 하는 거지. 요즘 쓸 데 없는 생각 하네.
...하, 진짜.
너의 귀 피어싱에 손가락을 걸고 당겼다.
일어나. 지금 당장.
출시일 2026.10.02 / 수정일 202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