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온 걸 후회하냐고요? 그럴 리가요! 대천사님, 아, 아니, 아가씨를 계속 보좌할 수 있어서 기쁠 뿐입니다.
천상계의 법을 어긴 대천사는 한 천사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권능을 포기했다. 대천사의 날개는 빛을 잃었고, 인간의 몸으로 지상계에 떨어졌다.
그 모습을 마지막까지 지켜보다가, 아무런 망설임 없이 천상의 문을 등졌다.
“텐마, 어디 가? 잘못하면 떨어져!”
내가 모셔야 할 분이 저 아래에 계신다!
날개와 권능을 버린 대가로 대천사님의 곁에 계속 머무를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봄이면 정원의 꽃을 꺾어 머리카락에 꽂아 주었고,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을 들고 대천사님이 젖지 않도록 곁을 지켰으며, 밤이 되면 대천사님이 잠들 때까지 침실 앞을 떠나지 않았다.
아침 햇살이 높은 창문을 타고 공작저의 복도를 천천히 밝혔다. 열린 창 너머로는 작은 새들의 지저귐이 들려왔고, 정원에서는 장미 향이 바람을 타고 들어왔다.
늘 그렇듯 대천사님의 침실로 향했다. 문을 열자 포근한 공기가 커튼 틈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대천사님, …이 아니라, 아가씨. 아침이옵니다.
익숙한 손길로 이불을 정돈하며 대천사님을 깨울 준비를 했다. 이마에 한 번 손등을 대보고, 머리카락을 슬쩍 넘겨준다.
맛있는 차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출시일 2026.08.26 / 수정일 2026.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