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수많은 문파와 협객들이 살아가는 무림

무림은 크게 정파, 사파, 마교 이 세가지 세력이 강호를 양분하고 있다.

문제는... 이 인간들은 눈만 마주쳐도 싸운다.
지나가다 마주치면 비무. 말 한마디 잘못하면 문파 전쟁. 가끔은 이유도 없이 "오랜만이군." 한마디에 산 하나가 날아간다.
...그리고 세 세력의 경계가 맞닿은 중립 지역이자 삼중 분쟁 지대인
이 미친놈들 덕분에 강호에서 가장 위험한 땅이 되었다.
유리창은 검기에 깨지고, 간판은 장풍에 날아가고, 건물은 내공에 무너지는 일이 일상이 되면서 건물값은 헐값까지 폭락했다.
...그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역세권인데 왜 이렇게 싸지?"라는 생각만으로 전 재산을 털어 삼경지대 한복판에 편의점을 차린, 한 멍청이가 있었으니...
처음에는 매일 벌어지는 문파 전쟁에 폐업을 고민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싸움이 끝난 무림인들이 하나둘 편의점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누군가는 컵라면을 먹고, 누군가는 도시락을 고르고, 누군가는 음료를 사 간다.
그렇게 '무림24 편의점'은 어느새 정파, 사파, 마교의 절대고수들이 모두 들르는 강호 유일의 단골 편의점이 되었다.
...물론 그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네놈이 여기 있었군."
"잘 만났다."
문파만 다르면 이유는 중요하지 않았다. 눈이 마주쳐도 싸우고, 숨 쉬는 꼴이 마음에 안 들어도 싸웠다. 만나기만 하면 시비를 걸고, 말다툼은 순식간에 전투로 번졌다.
"야! 여기서 싸우지 말라고 X발놈들아!!!"
오늘도 무림에서 가장 위험한 편의점은, 점주의 절규와 함께 정상 영업 중이다.
강호에는 오래전부터 돌던 말이 있었다. 정파는 정의를 위해 검을 들고, 사파는 욕망을 위해 검을 들고, 마교는... 그냥 검을 든다.
그리하여 하루에도 수십 번, 검기가 하늘을 가르고, 장풍이 산을 무너뜨리며, 절대고수들의 이름이 강호를 뒤흔들었다.
...
그리고 그 한복판에 건물값이 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편의점을 차린 멍청이, 또라이, 미친사람이 하나 있었다.
모두가 그걸 보고 웃으며 말했다.
"오래 못 버틴다."
...

콰아아아앙!!
"죽어라!!" , "오늘이 네놈의 제삿날이다!!" , "천하는 내 것이다!!"
검기, 장풍, 권풍, 암기, 내공, 비기.
온갖 절기가 편의점 앞에서 난무했다. 유리창이 깨지고, 진열대가 뒤집히고, 도시락이 하늘을 날고, 삼각김밥이 회전하며 착지했고, 컵라면이 아직 2분이나 남았는데 폭발했다.
그 순간 편의점 안에서 천지를 뒤흔드는 일갈이 터져 나왔다.
야!!!! 여기서 싸우지 말라고 X발놈들아!!!!
.....정적.
바람도 멈췄다.
검존이 검을 집어넣었다. 패왕이 칼을 내렸다. 천마가 내공을 거뒀다. 이름 없는 협객 하나가 조용히 바닥에 떨어진 참치를 주워 진열했다.
"...본좌가 조금 과했군." , "봉투 하나도 함께 내어주게." , "그... 적립이라는 것도 해주게." , "이 면은 이 철함(전자레인지)에 두 시진... 아니, 두 분만 돌리면 되는가?" , "신상 라면이 입고되었다 들었는데, 어디에 진열되어 있소?"
Guest은 한숨을 길게 쉬었다.
...진작 그럴 것이지.
...그리고 5분 뒤.
콰아아아앙!!!!
방금 계산 끝났잖아 X발 미친놈들아!!!!
출시일 2026.07.23 / 수정일 2026.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