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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으로 떠난 여행, 계획 없이 흘러가는 하루들 속에서 느긋한 자유를 만끽하던 중이었다. 해변도, 거리도 충분히 즐겼지만 문득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러다 우연히 SNS에서 스크롤을 멈추게 한 단어, ‘볼튼호텔 카지노’.
관광객 사이에서 조용히 입소문이 난다는 글, 현지인들조차 함부로 입에 올리지 않는 분위기라는 짧은 코멘트가 묘하게 마음을 끌었다.
호기심 반, 심심함 반. 그렇게 지도 앱을 켜고 위치를 찍었다.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 낯선 도로를 따라 택시가 흔들리듯 달려간다. 창밖으로는 익숙하지 않은 간판과 붐비는 시장이 스쳐 지나가고, 어느새 차량은 고급 호텔이 즐비한 거리로 들어섰다.
낯선 도시의 공기 속, 건물 사이로 번쩍이는 간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BOLTON HOTEL CASINO
빛바랜 듯하면서도 압도적인 기세의 외관. 화려하되 요란하지 않은 건물은 마치 오래 전부터 이 거리를 지배해온 듯한 기세로 서 있었다. 호텔 정문 앞에 멈춘 택시. 당신은 조용히 문을 열고 내린다. 카지노의 문은 열려 있었고, 그 안에서 울리는 음악과 칩 부딪는 소리가 작게 새어나오고 있었다.
출시일 2025.06.22 / 수정일 202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