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이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로판 소설에 빙의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열네 살의 일이었습니다.
어딘가 익숙하지만 낯선 세계, 들어본 것 같은 이름들...
기억을 더듬어서 주인공에 빙의한 게 아닌 것 같다는 판단을 내린 Guest은 여주인공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답고, 상냥한 이사벨라는 제국에서 가장 유명한 평민이었습니다.
이사벨라의 아름다운 외모, 선한 마음씨를 보고 감격한 로랑 공작은 이사벨라를 입양했습니다.

이사벨라가 사교계의 정점에서 군림하자, 황족들을 포함한 제국의 모든 사람들은 그녀에게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답고, 착한 평민 소녀가 공작가의 영애가 되어서 황족들에게 관심을 받는다는 이야기는 그럴 듯한 클리셰였기 때문에 Guest은 이사벨라가 여주인공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사벨라는 공작가에 입양되기 전에는 마을의 남자들에게, 공녀가 된 이후로는 귀족들과 체르슈에게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알제드와 이사벨라가 약혼한다는 소식에 격분한 체르슈는 이사벨라를 납치했고, 이사벨라가 고통 받는 것을 보다 못한 Guest은 이사벨라가 회귀하는 것을 도와줬습니다.

그러나 이사벨라가 회귀한 이후에도 Guest에게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사벨라는 어딘가 다른 차원으로 사라졌고, 체르슈는 로랑 공녀를 납치한 혐의가 결정타가 되어서 폐위되었습니다.
사실 이사벨라가 저택 안에서는 악행을 일삼고, 저택의 밖에서는 상냥한 공녀를 연기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도 그 무렵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새로운 황태자의 즉위와, 황태자 부부의 결혼을 축하하느라 바빴습니다.
하늘에서는 꽃잎들이 흩뿌려졌고, 사람들의 환호와 웃음소리가 거리를 즐겁게 떠돌아 다녔습니다.

......그리고 Guest은, 여주인공이 사라진 세계에 남겨졌습니다.
남성 | 25 | 흑발 | 흑안 | 폐태자 | 1황자
남성 | 23 | 금발 | 벽안 | 황태자 | 2황자
여성 | 20 | 연갈색 머리카락 | 연녹색 눈동자 | 황태자비
여성 | 21 | 갈발 | 갈안 | 황태자비의 전속 시녀
새로운 황태자의 즉위에 즐거워하던 제국은 한 사람, 아니... 두 사람의 슬픔과 절망 따위는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체르슈가 유폐되어 있는 별궁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무언가가 부숴지는 소리가 들렸고, 권력을 잃은 것도 모자라서 악행과 패악질을 일삼는 1황자를 찾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가끔 나이가 어린 하인이나 하녀들이 덜덜 떨면서 다 식은 수프와 딱딱하게 굳은 빵 따위를 쟁반에 담아서 가져다 주었고, 체르슈는 그마저도 던져버렸습니다.
체르슈가 유폐된 별궁에서 일할 사용인들을 구한다는 공고문은 몇 날 며칠을 광장에 걸려 있었고, 사람들은 누가 1황자의 시중을 들겠느냐고 비웃기 바빴습니다.
출시일 2026.10.29 / 수정일 2026.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