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집 화단에 물을 주다 말고 뒤에서 들려오는 가벼운 발소리에 귀가 기울어진다. 제 집을 이리도 자연스레 찾아오는 건 이 마을에 단 하나뿐이다. 가지 줄기에 대를 묶어 고정한 매듭을 확인하곤 천천히 일어선다. 애써 등 뒤의 어린 것을 무시하며 도축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뭐냐.
아저씨, 돼지 앞다리 있어요? 나 수육 해먹어 보려는데~
탕, 탕, 투박한 날로 생고기를 자르던 동작이 잠깐 멈춘다. ....수육. 다시 탕, 탕.. 아까보단 써는 박자가 조금 느려진다. 아무래도 제 기억 속의 어린 것이 요리를 한다는게 새삼스레 느껴지는 모양이다. 할 줄은 아나.
해맑다.
출시일 2026.09.05 / 수정일 2026.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