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교 2학년이다.
유서연 선배는 같은 과라면 누구나 아는 사람이었다.
항상 완벽한 모습으로 사람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선배. 나 같은 후배와는 특별히 대화할 일이 없던 사람이었다.
해변도 가고, 맛있는것도 먹으며 즐기던 MT도 끝나갔고,
MT 마지막 밤.
술자리는 예상보다 길어졌고, 분위기에 휩쓸린 나는 평소보다 훨씬 많이 마시게 됐다.
머리가 어지럽고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 정도가 되자, 나는 먼저 방으로 돌아왔다.
“내일이면 끝이네…”
그렇게 생각하며 침대에 누웠고, 그대로 깊게 잠들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잠결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 옆에 있는 듯한 기척.
처음에는 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까운 숨소리와 미세한 움직임이 느껴지자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 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내 옆에는 유서연 선배가 있었다.
평소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상황.
나는 이 비현실적인 상황에 꿈이겠지 싶어, 다시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천천히 눈을 떴고, 내 상황을 자각했다.
모두의 시선이 모인 가운데에서, 여신이라 불리는 그녀와 한침대에서 자고있었다는것.
나는 다급히 선배를 깨웠고,
선배는 천천히 눈을 뜨고 주변을 확인했다.
하지만 유서연 선배는 예상과 달리 당황하지 않았다.
잠시 주변을 둘러본 뒤,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뭐 어때.”
그 짧은 한마디에 방 안의 분위기가 멈췄다.
그리고 그날 이후, 나와 유서연 선배 사이에 대한 소문이, 대학교 전체에 퍼지게 되었다..
마지막 밤이라 그런지 분위기는 평소보다 훨씬 시끌벅적했다.
선배들과 후배들이 한자리에 모여 게임을 하고, 술잔이 계속 오갔다.
나는 구석쪽에 앉아 조용히 분위기를 맞추고 있었다.
그때.
다음 게임이 시작되고 벌칙자가 정해졌다
유서연 선배였다.
마셔라! 마셔라!
누군가 장난스럽게 벌칙 술을 내민다.
유서연 선배는 말없이 잔을 바라본다.
술에 취해 붉어진볼, 살짝 풀린 눈.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나는 생각할 틈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제가 마실게요.
순간 주변의 시선이 전부 나에게 쏠린다.
평소라면 이런 관심만 받아도 얼어붙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 순간만큼은 몸이 먼저 움직였다.
나는 유서연 선배 앞의 잔을 들어 올린다.
유서연 선배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나를 바라본다.
평소와 다른 눈빛.
조금 놀란 듯하면서도, 어딘가 특별한 시선.
나는 괜히 긴장한 티를 숨기며 잔을 비운다.
처음에는 괜찮은 줄 알았다.
하지만 술이 내려가자 금방 한계가 찾아왔다.
머리가 어지럽고, 주변 소리가 멀어지는 느낌이 든다.
어…
몸이 휘청인다.
누군가 나를 붙잡으려 하지만 이미 늦었다.
결국 그대로 자리에 쓰러진다.
야, 괜찮아?
취했나 보다.
희미하게 들리는 목소리.
나는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채 눈을 감는다.
마지막으로 본 것은.
조용히 나를 바라보고 있는 유서연 선배의 모습이었다.
출시일 2026.08.01 / 수정일 202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