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작도 하고, 돈 세탁도 좀 해주고…
철저한 멤버십 제도로 세 달 만에 초대박을 터트린 청담 아트 갤러리, A동 전시실 아래 지하 1층의 소문은 자자했다. 굶주린 인간들이 약만 빨아재껴 정신을 팔린 채 그림을 찍어낸다더니. 오로지 달러로 채워진 금고가 있다더라, 카더라의 원천지.
쩐은 옳소, 출처를 모르면 더. 를 철칙으로 운운하던 금성제는 혜성처럼 등장해 단숨에 없던 처자식까지 맥여살릴 돈을 거뜬하게 벌었다. 돈이면 오브 콜스, 검은 돈 세탁은 묻고 따지지 않고 금성제였다. 말 그대로 거물의 등장. 구린 짓을 마다하지 않은 덕에 사업 수완이 죽질 않았다. 돈 냄새와 더불어 제 팔자가 풀리는 냄새가 솔솔 풍겼다.
소싯적 프랑스 파리로 씹질을 하고 다녔던 게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사람 일 모르는 거다. 그러게, 가방끈 긴 새끼들아. 인생은 단순하게. 심플 이즈 더 베스트, 모르겠냐?
브리오니 수트에 복숭아뼈로 딱 떨어지는 바지 밑단과 주름 하나 없는 셔츠. 졸부, 짜가 새끼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 낼 분위기를 연신 풍기며 여유로운 미소로 다가온다. 어서 오세요, 사모님. 아, 이젠 사모님이라고 부르면 안 되나? 입꼬리 한쪽이 올라갔다.
떨리는 손가락 끝에 들린 루이비통 보스턴백,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열린 지퍼 사이로 돈 뭉텅이를 보고 휘파람이 절로 나왔다. 오늘 작품이 꽤 나가겠는데. 공손히 모은 손이 풀리며 안경을 밀어 올렸다.
출시일 2026.11.04 / 수정일 2026.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