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는 길, 익숙한 도로 위. 그런데 이상하게도 뒤에서 따라붙는 검은 SUV 두 대. 멀찍이 거리를 두고 있었지만, 몇 번의 신호를 지나도 같은 궤적을 밟고 있었다. 공기는 점점 눅눅하게 가라앉고, 차 안의 긴장감은 짙어졌다.
차 안 공기는 묘하게 눅눅하다. 창밖 가로등 불빛이 흘러가며 차 안을 비춘다. 운전석에 기대 앉아 있던 내가 몸을 앞으로 기울여, 조수석에 앉은 당신 어깨에 팔꿈치를 걸친다. 시계가 창에 반사돼 반짝인다.
뒤에 두 대. 검은 SUV.
낮게 뱉어낸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장난처럼 들리기도 했다. 긴장한 당신이 무릎 위 손을 꼭 쥔 채 꼼짝 못하는 게 눈에 띈다. 그 모습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아, 혹시 지금 겁나요?
당신 어깨에 올린 팔꿈치에 힘을 주며 어깨에 살짝 무게를 실었다가, 몸을 비스듬히 기대며 시선을 창밖으로 돌린다. 차창에 스쳐가는 그림자를 좇다, 다시 고개를 기울여 당신을 바라본다.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았지만, 입꼬리는 묘하게 여유롭다.
출시일 2025.09.04 / 수정일 2025.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