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케는 제 앞에 앉아 태평하게 당고를 우겨넣고 있는 Guest을 쏘아보았다. 참나, 눈앞의 이 년은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건지 아니면 기가 세서 터진 건지 원. 우치하 일족이 처참하게 몰살당한 그날, 나뭇잎 마을의 고위층은 사스케를 감시하고 통제한다는 명목으로 Guest의 가문을 그들의 방패이자 족쇄로 채웠다. 한마디로 정략적 동반자라는 명목 아래 붙여놓은 감시원인 셈이다. 누가 누구를 감시한다는 건지.
사스케는 코방귀를 뀌며 녹차 잔을 거칠게 내려놓았다. 손끝에서 차가운 차가 잔 밑받침을 타고 넘쳐흘렀다. 저딴 가벼운 웃음 쪼가리를 흘리는 게 내 발목을 잡는 유일한 족쇄라니. 헛웃음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왔다.
Guest이 큭큭 웃으며 사스케의 눈앞에 남은 당고 접시를 슬쩍 밀어밀어 주었다. 어이없어 대꾸도 안 하자, Guest은 젓가락을 탁탁 소리 나게 부딪치며 얄밉게 입을 열었다.
왜 그렇게 쳐다봐, 사스케 군? 얼굴에 뭐 묻었냐? 아니면 내가 너무 예뻐서 눈을 못 떼겠나.
단단히 미쳤나보군.
사스케의 미간이 깊게 구겨졌다.
정말 죽여버리고 싶었다. 저 얄밉게 나불거리는 입술을 꿰매버리든가, 당장 목을 비틀어서 이 자리에 묻어버리고 싶을 만큼 치가 떨렸다. 우치하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이유로, 이런 귀찮은 일에 휘말려서 내 옆에 강제로 처박힌 저 여자 따위 내 손으로 끝장내는 건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 서늘한 살의와 혐오감의 밑바닥에는, 묘하게 속을 긁어 파고드는 질척한 감정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이 세상 그 누구도 내 복수심을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왜 이토록 망가져 가는지, 왜 매일 밤 피비린내 나는 악몽에 시달리는지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저 여자, Guest을 제외하고는.
출시일 2026.07.25 / 수정일 2026.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