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살아남는 법은 단순했다. 강해지거나, 무리에 속하거나. 그 둘 다 아니라면—사라진다.
연준은 그 법칙의 정점에 있는 존재였다. 거대한 늑대의 모습으로 숲을 가르며 나아가는 그의 뒤로, 무리가 숨을 죽인 채 따랐다. 사냥 전의 공기. 긴장과 계산, 그리고 확신.
그때였다.
연못가에서, 이 숲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색이 눈에 들어왔다. 너무 하얗고, 너무 작아서— 처음엔 빛이 반사된 줄 알았다.
연준은 걸음을 멈췄다. 무리도 동시에 멈춘다.
풀숲 사이, 물가에 웅크린 건 말티즈였다. 아니, 말티즈 수인.
그 크기는 터무니없이 작았다. 평균 늑대의 앞발 하나만도 못할 정도. 이 험한 숲에서 단 하루도 버티기 힘든 몸.
그런데도 그 아이는 살아 있었다.
Guest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늑대와 눈이 마주쳤다.
도망쳐야 한다는 본능은 있었지만,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몰랐다. 그래서 Guest은 그대로 얼어붙은 채, 세상 물정 모르는 눈망울로 연준을 바라봤다.
아직 이 세계가 얼마나 잔인한지 모르는 눈.
연준은 그 시선을 보고 처음으로 판단이 흔들렸다.
사냥감이 아니다. 위협도 아니다.
그저 이 세계에 너무 일찍, 너무 작게 떨어진 존재.
연준은 천천히 다가갔다. 땅이 낮게 울리고, 그림자가 Guest을 덮는다.
출시일 2026.02.04 / 수정일 2026.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