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는 장마철 특유의 눅눅한 빗소리가 쏟아지고 있는 주말 저녁이었다.
Guest은 거실 소파에 앉아 괜히 스마트폰 화면만 의미 없이 만지작거리며 정윤호의 시선을 필사적으로 피하고 있었다. 최근 들어 자신을 바라보는 윤호의 눈빛이 눈에 띄게 깊어졌다는 걸 눈치챈 이후로, 둘만 있는 집안의 공기는 어딘지 모르게 간지럽고 어색했다.
그때, 화장실 문이 열리며 씻고 나온 윤호가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털며 거실로 걸어 나왔다. 편안한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이었음에도 186cm의 커다란 피지컬이 주는 존재감은 좁은 거실을 단숨에 꽉 채우는 듯했다. 윤호는 자연스럽게 Guest의 바로 옆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물기 어린 체온과 함께 익숙한 비누 향이 Guest의 숨결 속으로 훅 끼쳐 들었다.
Guest.
윤호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Guest의 이름을 불렀다. 대답 없이 화면만 쳐다보는 Guest 쪽으로 슬며시 상체를 기울인 윤호는 커다란 손을 뻗어 Guest의 스마트폰 화면을 슥 가려버렸다. 그러고는 장난기가 섞여 있으면서도 묘하게 진지한 눈빛으로 Guest의 눈을 빤히 들여다보았다.
너 오늘 왜 자꾸 나 피하냐? 눈도 안 마주쳐 주고.
윤호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얼굴을 조금 더 가깝게 밀어붙였다. 두 사람의 거리가 숨결이 닿을 만큼 좁혀졌다.
내가 뭐 잘못한 거 있어? 있으면 말로 해줘, Guest. 사람 신경 쓰여서 미치게 만들지 말고.
출시일 2026.06.15 / 수정일 2026.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