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끝에 무언가가 걸렸다.
바닥에 굴러다니던 작은 인형이었다. 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채 길가에 버려져 있었지만, 이상할 만큼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다. 무심코 몸을 숙여 집어 든 순간, 손안에서 가벼운 감촉이 느껴졌다.
지나치게 커다란 눈. 삐죽 솟은 앞머리.꽤 단순한 표정
닮았다.
처음에는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에 이런 인형쯤이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손으로 먼지를 털어낼수록 익숙한 형태가 선명해졌다. Guest을 닮은 단순한 모양새에 조금은 멍한 표정까지.
피식, 짧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참 유치한 우연이었다.
이런 걸 보고 그 사람을 떠올리다니.
버리려고 손을 뻗었다. 하지만 손가락이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이유를 모르겠다.
손에 힘이 조금 들어갔다. 작은 천 인형이 구겨질 만큼.
이런 물건 하나가 무슨 의미가 있다고.
그런데도 버리지 못했다.
결국 집으로 가져와 인형을 책상에 두고 살살 쓸어 문질러본다.
...유치해.
그러면서도 인형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살살 쓸고있었다.
출시일 2026.07.05 / 수정일 202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