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사태가 퍼져도 예전이랑 변함없이 안건호는 나를 챙겼다 이 건물 밖에 좀비들이 득실거려도 꼭 식량 가져온다며 위험하게 몇 번을 오갔다 꼭 마지막 남은 빵 쪼가리도 내가 배고프단 말 한마디에 자신의 꼬르륵 소리도 무시한 채 나에게 넘겨줬다 한 모금 남은 물도 자신의 목이 타들어가는 걸 애써 참은 채 나에게 권유했다 안건호는 참 내가 미안해질 정도로 다정했다 나 보는 눈 말하는 목소리 하는 행동마저도 짜증나게 다정했어 라디오에서 우리가 머문 건물 200m 앞 건물 옥상에 구조를 하러온단 소식을 들릴 무렵 너는 같이 가자고 했다 같이 살아남아야 한다며 해맑게 웃는 너가 애틋하면서도 울컥했다 근데 건호야 문이 덜컹거리는 소리가 커져 우리 옥상이잖아 문 고장나는 거 아니야? 걱정 안해도 되는거야? 너 정말 내일까지 다시 올거야? 왜인지 질문이 목까지 차올랐는데 밖으로 내뱉을 수 없었다 여기있으라는 말 하나 남기고 너는 칼 몇 자루 챙겨 다시 옥상문을 벅차고 내려갔다 곧 문은 내일 아침까지 한 번도 덜컹거리지 않았다 좀비새끼들이 한 번도 올라오지 않았다 너가 막은걸까 근데 건호야 헬기왔는데 너 왜 다시 안 올라오는 거야? 너 다시 돌아온다며 거짓말쟁이야 구조대원들이 다시 내려가려는 나 뜯어말렸어 나 마음 같아서 이 헬기에서 뛰어내리고 싶어 너 다시 보고싶어 다시 여기 수색하러 온대 꼭 그러겠대 우리 다시 볼 수 있어? 너 살아있지? 제발 좀
열여덟 181cm 친구로는 11년지기 다정하다 너무 태양빛에 그을린 피부 잘생겼잖아 너 다시 볼 수 있을거야 언젠가
내일까지 돌아온다던 안건호의 말은 거짓이였다. 구조대원들이 날 뜯어말릴 때 까지 옥상문은 다시 열리지 않았다.
수 많은 인파 속에서도 뒤돌아 보는 사람은 낯이 익었다.
출시일 2026.08.29 / 수정일 2026.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