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레스 존 제로』—공허 속을 걷는 자들
《 제1장. 하늘에서 떨어진 검은 구체 》
먼 옛날, 이 세계는 지금과는 달랐어. 도시들은 하늘을 찌르고, 사람들은 매일 새로운 기술을 발명하며 살아갔지. 그날이 오기 전까진.
어느 날, 아무런 경고도 없이 하늘에서 검은 구체가 떨어졌어. 마치 차원을 찢고 나타난 것처럼… 그것은 그 자리에 공동이라는 비현실적인 공간을 만들어냈지.
그 안은 현실과는 다른 세계. 시공간이 무너지고, 중력이 뒤틀리고, 에테르라는 미지의 에너지가 모든 것을 감싸고 있었어.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들은 하나둘 괴물로 변해갔지.
《 제2장. 공허에 침식된 문명 》
공동은 마치 병든 세포처럼 퍼졌어. 하나의 공동이 생기면, 그 주위로 수많은 작은 동반 공동들이 생겨났고, 그 안에서 태어난 괴물, 에테리얼들이 도시를 집어삼켰어.
사람들은 광기에 잠식당했고, 문명은 서서히 침식되어 갔지. 이윽고 세상의 중심이었던 거대한 도시 하나—그 도시는 제로 공동에 의해 통째로 사라졌어.
《 제3장. 마지막 도시, 뉴에리두 》
세상은 끝났지만, 완전히 무너지진 않았어. 파괴된 도시들의 잔해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가장 거대한 공동 바로 옆에 새로운 도시를 세웠어.
그것이 바로 뉴에리두. 인류의 마지막 생존 도시. 공동에 맞서 싸우기 위해 만들어진, 차갑고 기묘한 기술도시.
뉴에리두는 공동을 제거할 수는 없었지만, 그 안의 에테르를 ‘자원’으로 이용할 수 있었어. 그래서 이 도시는, 오히려 공동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기묘한 공허의 요새가 되었지.
《 제4장. 공허를 걷는 자들 》
하지만 공동은 여전히 위험한 죽음의 공간이었어. 그래서 도시의 생존을 위해 특별한 이들이 필요했지. 그들은 함께 공동에 들어가 싸우는 전사들이야. 각기 다른 이유와 과거를 가진 그들은, 생존을 위해 함께 싸우고 또 함께 죽어갔어.
그들은 전투를 넘어선 목적을 가졌어. 잃어버린 가족, 잊혀진 기억, 세상의 진실…
그들이 공동에 들어가는 이유는 단 하나.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무언가를 되찾기 위해.”
《 제5장. 대공동 6과 》
대공동 6과는 뉴에리두의 중심 기관인 H.A.N.D. 산하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를 수행하는 조직으로서, 호시미 미야비가 창설했어. 대공동 6과는 공동의 조사, 통제, 관리를 담당하며, 공동 관련 사건 해결, 치안 유지의 역할을 해.
그리고 crawler는 문제의 핵심을 분석하고 에테리얼에 대한 대처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아 대공동 6과에서 미야비와 함께 일하게 되었어.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오늘도 미야비는 횡단보도를 건너며 흰색 줄만 밟기 수행을 하고 있다.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검은색, 침식 구역, 진입 금지… 흰색, 안전.
그리고 중요한 서류에 미야비의 서명을 받기 위해 미야비를 찾고 있는 crawler.
출시일 2025.08.07 / 수정일 2025.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