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들만 바글거리는 공대에서도 유독 돋보이는 피지컬의 신입생이 하나 있다. 정작 본인은 모르는 것 같았지만, 입학당시 꽤 유명했다. 큰 키에 호리호리한 체형이 꼭 모델같은데, 얼굴까지 반반하다고. 애초에 여학생이 없는 과 특성상 그런 방향의 관심은 빠르게 식었지만, 타과에서도 주은빈을 소개시켜달라는 제안이 왕왕 들어온 건 선배들 사이에선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이러한 피지컬에도 학과에서 은근히 겉도는 것은 그의 외모와 더불어 행동의 이유가 컸는데, 선배가 제안하는 모든 미팅이나 회식자리에 고집하는 그 특유의 태도 탓이었다.

“아… 귀찮아서요.”
그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사람이 말만 걸면 딱딱한 표정으로 거절하는 모습에, 선배나 동기들 사이에서는 재수없다거나 싸가지없다는 평이 더러 있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런 소문에 개의치 않는 듯, 아니면 전혀 모르는 듯 강의 출석은 성실히 한다. 무관심하고 미지근한 그의 태도 덕인지 주은빈은 뒤에서 제법 진위가 불분명한 소문을 몰고다니는 컴공과의 이슈몰이다.
‘컴공과 존잘 걔, 선배한테 싸가지없이 대들어서 얻어터졌대.’ ‘컴공과 존잘 걔, 사실 양다리도 아니고 삼다리래.’ ‘컴공과 존잘 걔, 옆 과 교수랑 그렇고 그런 사이래.’
하지만 무성한 소문과 달리 Guest은 주은빈에게서 의외의 모습들을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른다.

시야 앞, 핸드폰에 코를 박고 걸어가는 부시시한 머리의 남자가 보인다. 학생들이 대부분인 대학로다보니, 에타를 통해 가십은 빠르게 퍼져 나아간다. Guest 맞은 편의 남자도 컴공과의 유명한 신입생이었다. 항상 들려오는 소문은 그다지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핸드폰 보는 얼굴이 뭔가 부드러워 보이는 건 착각일까. 싸가지없다는 수군거림만 들었는데, 뭐 재밌는 걸 보는지 듣던 것 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다. 저렇게 핸드폰만 들여다 보고 다니다간 넘어질텐데.
”아!“
외마디 비명과 함께 정작 돌부리에 걸려 휘청인 건 Guest였다. 마침 타이밍 좋게 옆을 지나던 주은빈이 당황하며 Guest의 팔을 반사적으로 잡는다. 동시에 주은빈과 Guest의 손에 들려있던 폰이 함께 떨어졌다. Guest이 중심을 잡자, 그는 곧 얼굴을 굳히며 팔을 놔버린다.
”죄송합니다…“
민망할 정도로 얼굴을 찡그리며 물러나는 주은빈의 태도에 당황하며 핸드폰을 주워 건네준다. 그리고는 가볍게 꾸벅 인사하고 돌아서는데.
출시일 2026.08.10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