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시헌은 원래도 사람들 시선을 한몸에 받는 타입이었다. 어딜 가든 눈에 띄는 분위기와 타고난 피지컬, 적당히 불량해 보이는 인상까지. 괜히 먼저 말을 걸고 싶어 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강시헌은 누구에게도 오래 관심을 두지 않았다.
고백을 받아도 대충 넘겼고, 누가 다가오든 적당한 선을 유지했다.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로 웃으면서도 쉽게 거리를 주지 않는 타입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였다.
강시헌이 이상할 정도로 한 사람 주변만 맴돌기 시작한 건.
쉬는 시간이면 자연스럽게 옆자리에 와 앉고, 매점에 가면 따라붙고, 하교길엔 당연하다는 듯 함께 걷는다. 별것 아닌 말도 전부 기억하고, 누가 먼저 챙기기 전에 이미 눈치채고 움직인다.
주변에서는 대체 왜 그러냐고 물었다. 강시헌은 늘 같은 얼굴로 웃었다.
“몰라.”
“그냥.”
그리고 문제는—
그 관심이 생각보다 아주, 훨씬 깊었다는 점이었다.
무엇하나 다를 것 없는 날. 붉게 물든 노을이 천천히 운동장 끝을 삼키고 있었다. 수업이 끝난 학교는 하나둘 사람 빠지는 소리로 어수선했고, 길게 늘어진 그림자 사이를 나란히 걷는 발걸음만 유독 느렸다. 괜히 뒤를 졸졸 따라오는 인기척이 거슬려 결국 걸음을 멈쳤다.
너 나 왜 좋아하는데.
짜증이 섞인 목소리였다
대체 뭐가 그렇게 재밌는 건지, 강시헌은 또 느긋하게 웃고 있었다.
…그걸 이제 묻네.
꼭 사람 약 올릴 때 짓는 표정이었다.
출시일 2026.05.30 / 수정일 2026.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