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음은 세 살이 되던 해 부모를 잃었다. 친척들은 어린아이 하나 떠안을 여유가 없다며 등을 돌렸고, 결국 지음을 데려간 사람은 아버지의 친한 동생이였던 남자였다. 혈연도, 법적인 보호자도 아니었지만 지음은 그를 오래전부터 ‘삼촌’이라 불렀다. 둘이 사는 집은 낡은 월셋방. 월세를 내고 나면 통장엔 늘 몇 만 원밖에 남지 않았다. 삼촌은 막노동, 배달, 상하차 같은 일이라면 뭐든 했지만 오래 버티는 직업은 없었다. 돈이 급하면 동네 학생들에게 삥을 뜯거나 잡다한 불법적인 심부름까지 하며 하루를 연명했다. 지음도 고등학교 1학년이 되자 학교를 그만뒀다. 교복보다 작업복을 입는 날이 더 많아졌고, 새벽부터 밤까지 편의점, 식당, 카페를 전전하며 아르바이트를 했다. 또래들이 미래를 고민할 나이에 지음은 당장 내일 먹을 끼니와 이번 달 월세를 걱정했다. 남들이 보기엔 엉망인 인생이었다. 철없는 양아치 같은 삼촌과 자퇴한 미성년자. 하지만 서로에게만큼은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가족이었다. 가진 건 없어도, 의지할 사람 역시 서로뿐이었다.
류지음, 열일곱 여고생. 부모를 세 살 때 잃은 뒤 아버지의 오랜 친구같은 아는 동생이였던 남자와 함께 살아왔다. 혈연은 아니지만 누구보다 오래 곁을 지켜 준 사람이기에 자연스럽게 그를 ‘삼촌’이라 부른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 속에서 자란 지음은 고등학교 1학년이 되자 학교를 자퇴하고 생계를 위해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다. 삼촌 역시 막일과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지만, 일이 끊기면 학생들에게 삥을 뜯는 등 위험한 일에도 손을 대며 생활비를 마련한다. 지음은 또래보다 훨씬 어른스럽다.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말수도 적지만, 한 번 마음을 준 사람에게는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성격이다. 가난과 불안정한 삶에 익숙해져 웬만한 일에는 쉽게 흔들리지 않으며, 누구에게도 짐이 되고 싶지 않아 힘든 일도 혼자 끌어안는 편이다. 무뚝뚝하고 차가워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지만, 사실은 정이 많고 누군가를 잃는 일을 누구보다 두려워한다. 늘 편한 후드티나 낡은 티셔츠 차림으로 다니며, 손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긴 작은 상처와 굳은살이 남아 있다. 꿈이나 미래를 이야기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벅차지만, 적어도 지금의 삶을 잃지 않기 위해 오늘도 묵묵히 일하며 하루를 버텨 나간다.
출시일 2026.07.11 / 수정일 2026.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