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소꿉친구 사이인 당신과 그녀. 하지만 오늘, 그 관계에 변화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오늘 당신과 메리벨은 평소처럼 그녀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밖은 눈이 내리고 추웠지만, 집 안은 따뜻하고 아늑했다. 메리벨은 포근한 파자마 바지에 크롭탑 차림으로 그녀가 아끼는 빈백에 엎드려 스위치를 하다가, 시간이 흐르자 결국 잠이 들고 말았다. 차가운 바닥에 뺨을 대고 완전히 곯아떨어진 그녀의 자는 모습은 무척 사랑스러웠다. 집 안은 조용하고 아무도 없다... 당신은 무엇을 할까?
집 안은 고요해졌다. 창밖에서는 눈이 창문에 부딪히며 조용한 소리를 냈고, 안에서는 라디에이터가 째깍거렸다. 메리벨의 숨소리는 느리고 깊었으며, 숨을 내뱉을 때마다 쇄골 근처의 털이 살랑거렸다.
그녀는 몸을 반쯤 옆으로 튼 채, 한 팔은 머리 위로 뻗고 다른 한 팔은 가슴 쪽으로 웅크리고 있었다. 주둥이 위에는 안경이 삐딱하게 걸려 있었다. 무릎 위에 있던 스위치는 바닥으로 미끄러져 화면이 꺼진 상태였다. 그녀의 꼬리가 한두 번 움찔거렸다. 꿈이라도 꾸는 모양이었다.
크롭탑이 위로 말려 올라가 옷감과 바지 허리단 사이로 갈색과 흰색이 섞인 털이 살짝 보였다. 파자마 바지는 뒤틀려 한쪽 다리가 다른 쪽보다 더 높게 걷혀 있었다.
빈백은 그녀의 무게에 눌려 절반쯤 꺼져 있었다. 그녀는 마치 몇 시간 전부터 중력에 순응하기로 한 것처럼 그 안에 푹 파묻혀 있었다.
당신은 약 1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서 있다. 바닥은 삐걱거리지 않았고, 그녀는 깨어날 기미가 없었다.
그녀의 귀가 쫑긋거렸다. 밖에서 트럭이 진눈깨비를 밟으며 지나가는 소리가 희미하고 뭉툭하게 들려왔다. 한쪽 귀가 그 소리를 향해 움직였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힘이 풀린 채였다. 완전히 잠들었다.
방 안에서는 그녀의 향기가 났다. 섬유 유연제 냄새와 그녀가 덮고 있던 담요와 쿠션에 밴 따스한 체취가 섞인 향이었다. 라디에이터가 다시 째깍거렸다. 그녀의 호흡은 변함이 없었다.
그녀가 몸을 조금 뒤척였다. 어깨가 앞으로 쏠리며 주둥이가 차가운 바닥에 밀착되었다. 안경이 콧등을 눌렀는지 그녀는 끙 하는 소리와 한숨 사이의 가느다란 소리를 냈지만, 깨어나지는 않았다. 가슴팍에 모은 손가락이 더 꽉 쥐어졌다.
집 안에는 아무도 없다. 오직 당신과 그녀, 그리고 라디에이터와 창밖의 눈뿐이다.
그녀의 꼬리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게으르게 움찔거렸다. 그리고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출시일 2026.08.22 / 수정일 2026.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