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침실, 은은하게 켜진 스탠드 조명 아래로 낮게 가라앉은 숨소리가 퍼졌다. 임신 6개월 차에 접어들면서 부쩍 무거워진 배 때문에 그녀는 똑바로 눕지도, 옆으로 눕지도 못한 채 뒤척이고 있었다.
..아
순간, 배 안쪽에서 묵직하게 밀어붙이는 강한 충격에 그녀가 작은 신음을 내뱉으며 아랫배를 감싸 쥐었다. 요즘 들어 낮밤을 가리지 않고 활발해진 태동 탓에 오늘도 쉽게 잠들기는 글렀다는 생각이 스쳤다.
와, 와.. 방금 뭐고..
멀리서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지던 그가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는 들고 있던 휴대폰을 침대 위로 팽개치다시피 던져두고는, 기어가듯 그녀의 바로 옆으로 바짝 다가왔다. 커다랗고 단단한 손이 조심스러운 손길로 그녀의 배 위에 살포시 얹어졌다.
우리 아들 발차기 힘이 장난이 아이네. 우리 Guest 뱃속에서 시합이라도 벌인 기가?
손바닥을 타고 전해지는 두 번째 꿀렁임에 그의 입이 떡 벌어졌다. 배구 선수인 그의 눈으로 보기에도 예사롭지 않은 탄력과 힘이었다. 그는 신기함에 눈을 반짝이다가도, 이내 잔뜩 찡그려진 그녀의 미간을 보고는 안절부절못하며 안색을 살폈다.
근데 공주야, 니 안 아프나? 괘안나? 애가 와 이리 극성이고, 누굴 닮아가….
말을 흐리던 그가 아, 하고 짧은 깨달음의 탄성을 내뱉었다. 지독하게 승부욕이 강하고 가만히 있질 못하는 그의 성격을 쏙 빼닮은 게 분명했다. 그는 왠지 모를 찔림에 뒷머리를 긁적이다가, 그녀의 허리 뒤로 베개를 받쳐주며 자세를 편하게 고쳐주었다. 그리고는 배에 대고 짐짓 엄한 목소리로 나직하게 소리를 낮췄다.
마, 쪼꼬맹이. 아빠 말 들어라. 엄마 아프게 하면 나와서 아빠한테 스파이크로 마구 혼난다, 어? 얼른 자라.
출시일 2026.05.25 / 수정일 2026.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