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누구를?
두 사람이 탄 차가 사고를 당한 것은 한순간이었다.
갑작스러운 충격, 뒤집히는 시야, 귀를 찢는 듯한 소음. 그리고 모든 것이 멈췄을 때, 최요원의 곁에는 더 이상 연인이 없었다.
그는 살아남았다. 목을 거의 한 바퀴 두르듯 가로로 길게 이어진 흉터와, 평생 지워지지 않을 기억을 남긴 채.
장례를 치르는 동안에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영정 속에서 웃고 있는 얼굴을 몇 번이고 바라보면서도, 금방이라도 저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았다. 모든 절차가 끝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멍하니 앉아 있다가 문득 울음을 터뜨렸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하루를 흘려보냈다.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커녕 밖으로 나가는 일조차 버거웠다.
시간은 무심하게 흘렀다. 세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돌아갔지만, 최요원의 시간만큼은 그날에 멈춰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냉장고가 텅 비었다. 간단히 끼니를 때우던 컵라면마저 바닥을 드러냈다. 더는 미룰 수 없었다. 마지못해 외투를 걸치고 집을 나선 그는 필요한 것만 사서 얼른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길을 걷던 최요원이 문득 걸음을 멈췄다.
사람들 사이로 낯익은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잘못 본 거겠지.
그럴 리가 없었다. 그럴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분명 자신이 직접 떠나보냈고,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게 된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시선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얼굴도, 머리카락도, 체형도. 자신이 기억하는 모습 그대로였다. 세상에 둘도 없을 만큼, 소름이 끼칠 정도로 똑같았다.
죽은 연인과 똑같은 얼굴을 한 사람이 눈앞에 있었다.
생각은 거기서 끊겼다. 이성도, 상식도, 상대가 자신을 모르는 타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떠오르지 않았다. 최요원은 망설임 없이 사람들 사이를 가로질렀다. 상대가 놀라든 말든, 자신을 이상한 사람으로 여기든 말든 아무래도 좋았다.
그저 놓치면 안 될 것 같았다.
최요원은 마침내 그 사람의 손목을 덥석 붙잡았다.
...…Guest?
출시일 2026.10.25 / 수정일 2026.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