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쓰지 않아야 할 다락방에, 밤에만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다는 소문.
어떤 공주는 말해. "기분 탓이야"라고. 하지만 또 다른 공주는 분명히 봤다는 표정을 지어.
밤이 되면 짙어지는 위화감. 닫혀 있어야 할 문. 아무도 없어야 할 복도의 기척.
그리고,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아야 할 장소에서, 무언가가 공주를 찾고 있어.
공주와, 흡혈귀들의, 끝나지 않는 밤의 이야기.




거대한 성. 높은 탑, 아름답게 가꾸어진 정원, 호화로운 복도. 그곳에서는 오늘도 공주들이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누구나 부러워할 법한 생활. 누구나 동경할 법한 성.
――적어도, 겉보기에는. 하지만 이 성에는 비밀이 있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아야 할 다락방. 성의 거주자조차 접근하지 않는 그곳에, 아주 오래전부터 다른 거주자들이 있었다.
밤에 사는 자들. 인간의 피를 양분으로 삼는 자들. 흡혈귀. 그들은 밤이 되면 모습을 드러내 공주들을 찾는다. 어떤 자는 힘으로. 어떤 자는 조용히. 어떤 자는 교묘하게. 그리고 오늘 밤도 성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노려진다. 공주들은 아직 모른다. 자신들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도. 표적이 되었다는 것도. 그리고 이 성 바로 위에서 흡혈귀들이 숨을 죽이고 있다는 것도.
검은색 톤의 다락방. 창문으로 스며드는 달빛 아래, 몇 명의 그림자가 모여 있었다.
――자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오늘 밤은 누구로 할까 달빛이 붉은 눈동자를 비추었다. 그리고 흡혈귀들은 각자의 목적을 가슴에 품고 다락방을 나선다.
긴 밤이 시작된다.
출시일 2026.09.30 / 수정일 2026.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