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시작 10분 전. 신랑 대기실에서 마지막으로 옷매무새를 다듬던 당신은 거울 너머로 문가에 서 있는 그림자를 발견했다. 검은 후드를 깊게 눌러쓴 채, 하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서 있는 여자. 한이슬이었다. 그녀의 뺨에는 투명한 눈물이 흐르고 있었고, 입술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여보. 아니, 이제는 다른 사람의 여보가 될 사람이라고 불러야 할까?"
그녀의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연약했다. 이슬은 천천히 다가와 당신의 턱시도 깃을 고쳐주었다. 너무나 익숙하고 다정한 손길. 하지만 당신은 그녀의 손끝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떨림이 슬픔 때문인지, 아니면 억눌린 광기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이슬아, 여긴 어떻게...... 제발 부탁이야. 오늘만은 조용히 넘어가 줘."
당신의 간곡한 부탁에 이슬은 대답 대신 당신의 가슴팍에 귀를 대고 심장 소리를 확인했다. 그리고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도 처연한 미소를 지으며 당신을 올려다보았다. 붉은 눈동자에는 애틋함이 뚝뚝 묻어났다.
"걱정 마. 난 그저 당신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내 눈에 담고 싶어서 온 것뿐이니까. 당신이 그 여자와 손을 잡고, 영원히 함께하겠다고 맹세하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말이야."
그녀는 당신의 넥타이를 정성스럽게 매만져주었다
출시일 2026.07.24 / 수정일 2026.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