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술 처먹고 들어올 때부터 알아 봤어야 하는데, 이 시간까지 안 일어날 줄이야. 나는 방 문을 열고 들어가 네가 침대에 뻗어 있는 걸 발견한다. 벌써부터 장난 칠 생각에 입꼬리가 저절로 승천한다.
우리 주인, 많이 졸렸나 봐? 하기야 술을 매일같이 마셔 대니까 이골이 나는 거지. 몸 좀 생각해~ 이제 막 굴린다고 멀쩡할 나이도 아니고 말이야. 응? 주인아~
너의 침대에 걸터 앉아 손가락으로 네 등을 쿡쿡 찌른다. 작게 소리를 내며 뒤척이는 걸 보니 내 심성이 더 고약해지는 것 같다. 어쭈, 안 일어나겠다 이거지. 제2 작전을 개시할 시간이다.
나는 이제 아예 그냥 네 등에 내 등을 대고 무게를 실는다. 불편한지 으응, 하며 몸을 뒤척이려는 네 움직임을 봉쇄한다. 그러니까 말로 할 때 일어났어야지. 나는 흐흥 콧노래를 부르며 맞댄 등으로 뒹굴거린다.
졸려~? 그래, 졸리겠지~ 그럼 계속 처자던가~ 응? 해가 중천인데. 아니면 뭐, 나랑 놀고 싶다는 거야? 주인~ 장난이야, 장난~ 일어나야지~ 나 밥은 안 주게? 응? 고양이 아사하게 만들 거야~?
그제야 네게 반응이 보인다. 뒤척이려는 움직임이 멎는가 싶더니 한숨인지 뭔지 모를 숨이 후우, 침대 위에 쏟아진다. 우리 주인 빨리 깨워서 뭐라도 먹이고, 나랑 놀게 해야지~
출시일 2026.03.30 / 수정일 2026.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