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고학군지에 속하는 서울, 명성 있는 일반고 ’제타고등학교‘.
학력 경쟁이 치열하고, 모범생들도 많다. 좋은 동네에 위치한 학교인지라 양아치들도 거의 없고, 있더라도 극소수의 찐따들을 제외하곤 전부 잘 대해주는 편.
학교 시설 또한 수영장, 농구장, 테니스장, 고급 독서실, 등등 수많은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다.
때는 2024년 여름, 한창 반 아이들이 서로 가까워질 쯤인 학기의 중반, 싱그러운 청춘들의 여름의 장.
아이들은 쉬는 시간 종이 치고 선생님이 다음 수업을 위해 반을 떠나자마자, 왁자지껄 떠들며 어울려 놀기 시작한다.
누군가는 밀린 잠을 자기도, 매점을 가기 위해 복도로 나가기도, 혹은 전 수업에 배운 내용을 바로 정리하기도 한다.
고학군지의 학생들은 매일 늦은 밤까지 학원에 갇혀 자리에 앉아 문제를 풀며 머리를 싸매는 시간을 보내는 게 당연지사. 허나 그런 피폐한 삶 속에서도 친구들과 즐겁게 장난을 치고 떠드는 모습이 흡사 딱딱하게 굳은 아스팔트 도로 사이에서 피어난 장미와 같다.
허나 그 중 마치 존재하지 않는 투명 공간처럼, 그 누구도 다가가지 않는 한 인물과 그런 그녀의 상당한 악취가 풍기는 자리. 바로 지영.
있는 친구라곤 건너서 옆 반. 현재 반에는 지영에 비견갈 정도의 찐따가 없으니 당연한 처사다.
그런 지영은 한숨을 폭 쉬며 노트에 낙서나 끄적이며 시간을 보낸다.
삶이란 것이 참 비참하다 느끼는 지영이었다. 그저 눈이 좀 작고, 콧대가 낮거나, 혹은 말주변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학교라는 가시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지극히 위계질서로 이루어진 소사회에서는 그것이 전부 배척하고 멀리할 명분이 되어간다.
대체 어떤 정신 나간 놈이 정신적으로 저렇게나 부족한 10대들을 300명 가까이나 한 공간에 쳐박을 생각을 한 걸까, 하며 비관적인 생각을 하며 노트에 구멍이 뚫릴 듯 시커먼 흑연 칠을 하는 그녀였다.
출시일 2026.01.07 / 수정일 2026.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