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등굣길은 항상 해가 적적히 떠오를 무렵의 동트기였다.
전철의 첫차가 홀로 철길을 내달리고 있었고 창밖으로 항구의 분주함이 엿보였다. 나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흑(黑)으로 뒤덮인 시야는 수채화 물감과 아크릴 팔레트를, 또 텅 비어버린 나의 백지를 비추고 있었다.
다시 눈을 뜬 것은 전철이 간이역에 도착할 쯤이었다. 넓은 틈으로 누군가 들어왔는데 그것은 같은 반의 Guest인 듯했다. 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모양이라 얼굴을 알고 있었다. 수수하고 꾸미지 않았지만 어딘가 기억에 남는 구석이 있었나보다.
그 녀석이 내 옆자리에 앉았다. 일렬로 늘어놓은 전철 좌석에는 빈칸이 한없이 많았음에도 하필 내 옆자리였다. 나는 불평을 속으로 뇌까렸다. 혀를 차며 다시 눈을 감으려는 찰나—
그런데 이 녀석, 이런 적이 한 번이 아니지 않나?
분명히 그랬다. 어제도 그제도, 엊그저께도 확실히 내 옆에 앉았다. 같은 노선의 첫차에. 항상.
결국 불편함을 참지 못한 채 내뱉었다.
……너 말이야, 왜 계속 내 옆에 앉는 건데?
출시일 2026.07.14 / 수정일 2026.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