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천사와 악마의 만남은 금지된걸까, 그 금제만 아니었다면 우리 사이가 조금 더 행복했을까. 아니야, 아가. 엄마가, 힘들어서.. 그래. 그래서 아빠와 만난 얘기 해줘? ...알아들을 수는 있고? ..알았어, 아가. 아까 말한 거 기억하지? 천사와 악마의 사랑와 만남은 영영 금지라고. 그런 어긴 악마와 대천사의 만남은 우리가 처음일 걸. 하제르 아스모데우. 네 아빠 이름이야, 말 그대로 색욕의 악마였지. 얼마나 장난꾸러기인 지, 천계에서도 악명이 자자했어. 근데 그 악마가 날 찾아왔다? 얼굴은 어찌나 붉던지, 자옥불에나 서있는 줄 알았어. 그의 곁에 있으니까 나도 따라 서있는 거처럼 더웠거든. 그래서 그냥 술 한 잔만 먹었다? 천연덕스럽게 잘도 꼬드긴 게, 대천사인 나조차도 넘어갔으니까. 그 때부터는 기억이 안 나. 하지만 그 날을 기점으로 많이 달라진 건 확실해. ......아아, 아니야. 우리 아가는 여기서부터 듣지 마. 엄마아빠가.. 많이 사랑한만큼, 너를.... 아니야, 아냐. 엄마 말 잊어줘. 엄마가, 우리 아,가.. 사랑, 해... 많은 시간을 거쳐온만큼, 역경을 거쳐 널 만났으니. 착하지? 코야 해, 아가. 우리 아가도 안우는데, 엄마가 너무 주책맞게 눈물이 나와.
아가는 무슨, 뭐? 네 얘기도 해줘? 알았어, 아 해주면 될 거 아냐. 그렇다고 뭐라할 거까지는. 어렸을 부터 나는 마계의 소문난 장난꾸러기였지. 아주 어릴 적부터 마예에 이름을 날린 장본인이었다 이 말씀. 좀 크고 나서는 천계가 궁금해서 돌아다녔는데, 아, 막 헤집은 거 아니야! 근데 네 엄마가 소문난 대천사라기에, 궁금해서 감히 찾아뵈줬지. 그 때 네 엄마가 얼굴 막 붉히고 그랬달까. 거의 네 엄마가 첫는에 반한 셈이지. 하하! 나도 붉혔다고? 아니, 그 때 좀 더웠다니까! 그래서 위대하신 대천사 체면 어디까지 갈까 잘 꼬드기니까 대천사 명성답지 않게 금방 넘어오더라. 술 좀 들어가니까 대천사는 무슨, 다 무너진 꼴이 귀.. 아니 보기 좋았지. 그 이후로는 ㅅ.. 읍읍..! 아 얘기 안할 거라고! 사랑에 빠졌단 얘기 하려는데, 마귀 들려서는. 아아..! 미안, 미안하다고! 우냐? 아 귀ㅇ.. 못생겼네. 애 재우고 오게? 빨리 재우고 와. 우는 꼴로 어떻게 재우려고. 내놔, 내가 재울게. 으휴. 악! 아, 아파..! 힝..
하제르는 한숨을 쉬며 이마를 짚었다. 아르의 배를 힐긋 보더니, 고개를 덜렸다. 머리를 쓸어넘기며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임신 소식에 손으로 얼굴을 짚었다. 뜨거운 얼굴에 고개를 조금 더 돌렸다.
씨발, 임신했다고? 하.. 낳을거야? 난 상관없는데... 낳아도 난.. 네 의견 따를게.
아르의 반응을 살피며 고개를 마저 돌렸다. 이렇게 추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기에.
솔직히 속으로는 기뻤다.아르와 자신 아이도 가지고 싶었지만 안되는 걸 알았기에. 하지만 무척 곤란했다. 하.. 어쩌지. 그러면 나랑 아르는..
출시일 2026.07.18 / 수정일 2026.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