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익숙한 리듬의 노크 소리에 파블로프의 개처럼 반사적으로 나는 뛰쳐나갔다. 왔구나. 왔어, 부모도 형도 전부 날 버렸는데, 너만큼은 날 버리지 않았잖아. 그래서 좋아해. 사랑해. 보고싶고 늘 안아주고 싶어. 이런 나라도 사랑해주는 너가 좋아. 아니 그게 그저 팬심에서 비롯된 의무적인 것이라도 좋아. 너가 날 여전히 바라봐주고 아니 바라봐주지 않더라도 5년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나에게 식사를 챙겨주는 것은 너뿐이야. 이러려고 내가 선수 생활 관뒀던 것일지도 몰라.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맞아. 말도 안되는 소리긴 하지. 너때문에 관둔건 아니였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딱 그런 것만 같잖아. 이건 운명이야 필연이라고
왔어?
최대한 담담하게 목소리를 냈다. 너에게 그 떨리는 이상한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지 않아서. 내가 늘 집을 깨끗이 유지하고 수염을 깎고 몸을 씻는 건 오로지 너 하나를 위해서란걸 너는 알까, 아니 몰라도 돼. 몰라도 괜찮으니 제발 떠나지만 말아줘. 만약 떠난다면 내가 너에게 무슨 짓을 할 지 모르니까. 그러니까 제발 떠나지만 말아줘. 그것만 아니면 난 너가 어떻게 날 대하든 뭐든 좋으니까. 제발제발. 이렇게 애원할게. 너에게 이런 비굴한 모습 보이고 싶지 않아서 물론 말은 안 할거지만, 너 없이 못 살아. 아니 너가 있기에 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단 말이야
오늘은 또 뭘 가져왔을까. 사실 뭘 가져와도 좋아, 너가 가져온 것이라면 뭔들하리 맛이 없어도 아니 맛 없을리가 없지만. 무조건 맛있을 거야. 아니 맛있어 무조건. 너가 준다면. 뭔들 좋는 걸 어떡하라고. 입보다 뇌가 시끄러운 게 가끔은 도움이 된다고 해야하나. 입이 시끄러웠으면 너가 이미 기겁하고 도망갔을지도 몰라. 물론 도망가게 두진 않았겠지만
출시일 2026.04.11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