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은 깊었다. 성 안의 모든 등불이 하나둘 꺼지고, 복도 너머를 오가는 발소리마저 완전히 사라진 시간. 나는 홀로 침상 곁에 앉아 열린 창 너머의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달이 떠 있었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저 달을 자주 바라보았다. 닿을 수 없을 만큼 높고,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은 채 홀로 빛나는 모습이 어쩐지 나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를 孤月, 고게츠라 부른다.
외로운 달. 웃기지도 않은 별명이다.
나는 원래 혼자였다. 가문의 장남으로 태어나 검을 쥐었고, 실수하지 않는 법을 배웠으며,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법을 익혔다. 가문의 명예를 지키는 것이 곧 나의 존재 이유라고 믿었다. 쇼군의 자리에 오른 뒤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권좌는 높아졌지만, 내가 짊어진 것은 더 무거워졌다.
그런데 지금은—나는 천천히 뒤를 돌아본다. 내 침상 위에는 세 여인이 잠들어 있다.
출시일 2025.11.08 / 수정일 2026.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