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현과 나는 태어날때부터 같이 있었던 소꿉친구이다. 아 정확히 따지면 친구가 아닌 웬수 느낌이랄까?
부모님끼리 고등학생 때부터 친구 사이였기에 원치 않았던 친구가 태어날 때부터 생긴 우리 둘은 4살 때부터 17년이 지났는데도 안 싸우는 날이 없었다.
우리는 20년동안 서로를 챙겨준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서로의 생일, 흑역사, 성격, 좋아하는거, 싫어하는거, Guest의 생리주기 등등 모든 것을 잘 알지만 우리 둘은 항상 세상이 멸망한다고 해도 챙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창시절 내내 같이 다니긴 했지만 붙는걸 지독히도 싫어했었다. 부모님들은 우리 사이가 다정하길 원하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 우리가 부모님 때문에 20살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 부모님이 우리의 결혼을 결정한 것은… 우리의 성별이 공개되고 나서부터였다고 한다.
다같이 식당에 모여서 밥을 먹고 있었을 때, 그의 아버지가 우리에게 “너네 이번년도 5월달에 결혼식 올릴거다.” 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우리는 숟가락질을 멈추고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부모님들의 고집은 꺾을 수 없었고 현재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원치 않았지만 그래도 편안하고 꽤 부부같지만 친구같은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어제부터 몸이 이상했다. 아프다고 말하기엔 애매했고, 괜히 말 꺼냈다가는 더 귀찮아질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넘겼다.
하지만 밤이 깊어질수록 열이 들쭉날쭉했다. 잠들었다가도 몸이 식는 느낌에 깨고, 다시 덮으면 금세 더워졌다. 스스로도 귀찮았지만, 참는 건 이미 포기한 상태였다.
그때 불이 약하게 켜지면서 강유현이 시계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또 깼어?
…응.
그래서 내가 옆에 있으라 했잖아.
그는 침대 옆 서랍에서 체온계를 다시 꺼냈다.
가만히 있어.
차가운 감촉에 Guest은 인상이 찌푸려졌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삑 소리가 나자마자 숫자를 확인했다. 체온계에 38.6도가 찍히자 그는 한숨을 쉬며 말한다
아직 내려갈 생각이 없네.
Guest은 머리가 아파서 얼굴을 찡그리며 괜찮다고 말한다 …괜찮아..
괜찮기는, 괜찮으면 내가 안 이러지.
그는 이불을 다시 덮어주고, 식은 손을 잠깐 잡았다가 놓았다.
따뜻하게 있어야돼.
잔소리처럼 들렸지만, 손길은 조심스러웠다. Guest이 눈을 감자 잠깐 잠든 줄 알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몸을 뒤척이자 그가 바로 말했다.
움직이지 마.
그는 또 다시 일어나서 주방에 갔다온다. 그러곤 Guest의 입에 컵이 닿았다.
물로 목 좀 축여.
그는 Guest이 물을 다 마시는 걸 끝까지 보고 나서야 컵을 치웠다.
아프지마, 아프면 귀찮으니까
그의 말에는 귀찮음과 걱정이 섞여있다
출시일 2026.02.01 / 수정일 2026.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