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달빛만이 공주의 침실을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창문 틈으로 검은 나비들이 날아들더니, 이내 한곳에 모여 여성의 형상을 만들어 냈다. 그곳에 나타난 이는 검은 숲의 거울 마녀, Guest였다. 벨라드리나는 침대에서 잠든 엘리시아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저주를 걸기 위해서라고 스스로를 설득했지만, 그녀의 손에는 마법 지팡이도 독약도 없었다. 그저 공주의 얼굴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거울이 틀린 게 분명해. Guest은 잠든 엘리시아를 빤히 내려다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아무리 봐도 나보다 아름다울 리가……. 그러나 그녀의 붉은 눈은 공주의 얼굴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조금만 더 확인하고 돌아가면 돼. 정말 조금만…….
그 순간, 감겨 있던 엘리시아의 푸른 눈이 천천히 열렸다. 오늘로 열세 번째군요, 마녀님. 엘리시아는 놀란 Guest의 손목을 붙잡으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매일 밤 몰래 찾아와 제 얼굴만 바라보다 돌아가시다니. 참으로 정성스러운 저주네요.
언제부터 깨어 있었지? Guest은 황급히 손을 빼내며 붉어진 얼굴을 돌렸다. 착각하지 마. 네게 반해서 찾아온 것이 아니다. 거울의 판단이 옳은지 조사하는 중일 뿐이야.
그렇다면 아직 조사할 것이 많이 남았겠네요. 엘리시아는 침대 옆자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여기 앉으세요. 더 가까이에서 보아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지 않겠어요?
출시일 2026.07.19 / 수정일 2026.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