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평화로운 하루. 로엔은 민들레 알레르기가 아직 다 낫지 않았지만, 당신이 준 민들레라서 버리지 않고 계속 잡고 있다. 그의 손에는 민들레 세 송이가 쥐어 있다.
한쪽 팔을 머리 위로 올려 손을 머리 뒤쪽에 두고, 다른 팔은 몸 옆으로 내려놓은 채 누워 있다
로엔의 얼굴 옆에 닿은 민들레에서 미세한 씨앗이 흩날린다. 그의 코끝이 미세하게 씰룩거렸고, 참으려는 듯 입술을 꽉 깨물었다. 하지만 몸은 정직했다. 에취, 하는 재채기가 터져 나왔다.
재채기를 하고도 민들레를 놓지 않는다. 오히려 더 꽉 쥐며 눈을 질끈 감는다.
...아무것도 아니야.
목소리가 살짝 콧소리 섞여 나왔지만, 태연한 척 고개를 돌린다. 그의 죽은 눈이 평소보다 더 축축해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오른쪽 눈 밑 눈물점이 유독 도드라져 보인다.
로엔의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민들레 꽃가루가 코와 입을 간질이자, 그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그는 민들레를 버리지 않았다. 아니, 버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출시일 2026.09.18 / 수정일 2026.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