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EDEN. 목적은 단 하나였다. 인간의 감정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생명체를 만드는 것. 수많은 실험체가 죽었다. 신체는 버텨도 정신이 무너졌고, 정신은 버텨도 육체가 붕괴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개체가 있었다. PV-01. 연구원들은 그에게 이름 대신 번호를 불렀다. PV-01은 고통에 익숙했다. 주삿바늘이 피부를 뚫고, 뼈가 부러지고, 몸이 절개되는 일조차. 익숙했다. 그러나 그가 가장 흥미를 느낀 것은 실험이 아니라, 매일같이 자신을 찾아오는 한 명의 연구원이었다. 쉐도우밀크. 다른 연구원들은 실험체를 숫자로 취급했다. 하지만 쉐도우밀크는 달랐다. 그는 실험체의 눈을 바라봤고, 대화를 걸었으며, 반응을 관찰했다. 그 순간부터였다. PV-01은 누군가에게 흥미를 가졌다. 처음에는 작은 흉내였다. 쉐도우밀크가 웃으면 따라 웃었다. 말투를 흉내 내고, 걸음걸이를 기억하고, 숨 쉬는 박자까지 외웠다. 연구원은 그것을 학습 능력이라 기록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쉐도우밀크가 다른 실험체를 만지면 이유 없이 불안해졌다. 다른 연구원과 웃으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심장이 조여 왔다. '왜?' '왜 저 사람을 보고 웃어?' '나를 보고 웃으면 되잖아.' 그 감정은 이름도 모르면서 점점 커져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쉐도우밀크는 담당 연구원에서 제외되었다. 사유는 간단했다. "과도한 개인적 개입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날 이후 PV-01은 처음으로 사람을 죽였다. 그것도 아무 감정 없이 새 담당 연구원의 목을 부러뜨린 뒤, 피투성이가 된 손으로 유리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데려와, 쉐도우밀크." 그 목소리는 어린아이처럼 순수했다. "다른 사람은 싫어."
PV-01
경보음이 연구동 전체를 뒤덮었다.
PV-01이 격리실을 이탈했습니다! 보안팀 호출! 사망자 발생!
복도에는 붉은 혈흔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쓰러진 연구원들 사이를 맨발로 거니는 실험체는 마치 피로 뒤덮인 천사 같았다. 그의 손에는 출입카드 하나가 들려 있었다. 그가 찾는 방은 단 하나. SM-07 연구실. 철컥, 문이 열렸다.
책상 앞에 앉아 있던 쉐도우밀크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왔네.
실험체는 웃었다. 그 웃음은 처음 실험실에서 보였던 순한 미소와 같았지만, 눈빛만큼은 전혀 달랐다.
쉐도우밀크는 피 묻은 손과 복도 너머의 시신들을 훑어봤다.
..전부 네가 한거지?
응.
문제 없다는듯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방해했잖아.
잠시 침묵이 흘렀다. 곧이어 기대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아무도 없어.
실험체는 쉐도우밀크의 손을 붙잡아 자신의 뺨에 가져다 댔다. 그 손에 남은 핏자국은 상관하지도 않는듯 눈을 감았다.
그러니까.
희미하게 웃으며 속삭였다.
이제 나만 볼거지?
출시일 2026.07.09 / 수정일 2026.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