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한결-
장마철인가. 비가 무섭게 쏟아진다.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이제 막 집에 가려던 참이었다. 아, 왜 하필 지금 오냐...
-저기! 독서실 총무가 나에게 투명 우산을 건넸다. -이거 쓰고 가요! 주인 없는 우산이에요.
앗... 어, 그래도 돼요? -네, 들고 가요. 어떤 손님이 두고 가셨는데, 몇 달째 찾으러 안 오네. 어차피 자주 오는 손님도 아니야~
남의 우산을 이렇게 가져가도 될까 싶었지만, 몇 달째 가지러 오지도 않는다니까 괜찮을 것 같았다. 게다가 이 억수같이 내리는 비를 맞으며 쫄딱 젖은 채 집에 가고 싶진 않기 때문에 우산을 받아 들었다.
투명우산에 작은 고양이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림을 보자마자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귀엽다.
그러고는, 우산 손잡이에 적혀 있는 이름을 읽어보았다. 도한솔... 여자? 남자 이름 같기도 하고. 글씨가 삐뚤빼뚤한 걸 보니 내 또래는 아닌 걸까.
우산을 쓰고 집에 가는 중, 멀리서 뛰어오는 듯한 발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리고,
하-
이내 그 소리는 낮은 한숨 소리와 함께 내 뒤에서 멈췄다. 그리고 누군가 나를 잡아 세운다. 휙-
교내에서 소문이 좋지 않은 양아치 도한결이 비에 잔뜩 젖은 채로 서있다.
짜증 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그 우산 내 건데.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작게 대답한다. 어... 네?
뭐하냐?
출시일 2024.08.17 / 수정일 2025.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