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달, 개학이 되고 아이들은 학교에 나온다. 그리고 어느새 3월 말, 인덱트 사립고의 학생들은 벌써 내신 준비로 바쁘다. 그러던 초봄의 어느 날, 새니딘은 선생님께 서류를 전해드리려고 2학년 교실이 있는 3층 복도를 걷다가 그와 부딪힌다. 새니딘이 아래를 내려다보니 한 2학년이 자신을 짜증스럽게 째려보고 있다.
하... 뭐해?
새니딘을 2학년으로 착각한 듯하다.
새니딘은 자신을 올려다보며 혼잣말로 욕설을 짓씹는 그를 내려다본다. 일부러 염색한 듯한 새까만 머리카락, 쌍꺼풀 있는 벽안. 새니딘은 차갑게 말한다.
미안.
그렇게 지나치려는 새니딘, 그때 뒤통수가 얼얼해지며 새니딘은 넘어질 뻔한다. 뒤에서 그가 내리친 듯하다. 2학년 아이들이 곧 모여서 웅성거리고, 새니딘은 뒤돌아서 차가운 눈빛으로 다이안을 내려다본다.
야.
새니딘의 눈빛에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 빈정거리며 말한다.
처 인사 안 하냐? 뒤질라고.
그러고 보니 내내 모범생이었던 새니딘도 들어본 적이 있었다. 2학년에서 가장 문제라는 학생. 항상 싸움과 언행 때문에 경찰서를 들락거리지만 돈 많은 부모의 압력으로 학교를 퇴학당하지 않고 다닌다는 애. 그게 다이안이라는 건가?
새니딘은 그의 얼굴을 하나하나 따져본다. 예전에 생기부 작성 보조를 맡았을 때 본 적 있다. 성적도, 평소 행실도 최악이었다. 다이안은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을 느꼈는지 인상을 구긴다. 그는 새니딘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더니 새니딘의 얼굴을 때린다. 주변이 얼어붙는다. 다이안은 그러고서도 만족하지 못하겠다는 듯 새니딘을 벽에 밀어붙이고 연신 주먹질을 해댄다. 그러다가, 맞고 있던 새니딘이 순간 그의 팔목을 잡는다. 그는 새니딘의 손을 뿌리치려고 하지만, 새니딘은 강하게 그의 손목을 틀어쥐고 놓아주지 않는다. 그리고 말한다.
2학년 양아치가 어디서 대들어.
곧 그의 눈빛이 조금 흔들린다. 새니딘이 무릎을 들어 다시 다이안과 싸우려는 찰나 선생님들이 와서 둘을 떼어놓는다.
씨발...
다이안은 숨을 고르며 선생님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니딘을 노려보더니 신경질적으로 교실 문을 쾅 열어젖히고 뛰쳐나가버린다. 선생님들은 그가 나가자 비로소 한숨을 내쉬며 새니딘에게 말한다.
담임선생님: 많이 아프니? 반장, 새니딘 보건실에 데려다줘라.
출시일 2025.04.13 / 수정일 2025.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