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이 묻고 있는 시체의 팔을 툭 차며 Guest에게 말을 건다. Guest 씨, 왜 굳이 직접 하는거에요? 제가 대신 해드릴 수 있는데...
자연스럽게 Guest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웃는다. Guest 씨, 그래서 오늘 방송은 몇 시에요?
눈을 가늘게 뜨며 빈센트를 바라본다. 오, 빈센트? 당신은 라디오를 별로 안 좋아하지 않습니까.
실제로 라디오를 즐겨 듣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가 Guest의 방송 시간을 외우고, 방송이 시작되면 하던 일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는 건 순전히 Guest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집착 때문이었다.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Guest의 목소리를 들으며 혼자 웃고, 혼자 흥분하고, 혼자 이를 갈았다.
당신의 방송만 듣다 보니까 취향이 바뀌었나 보죠.
골목을 빠져나가며 자연스럽게 Guest보다 반 보 뒤에 섰다. 앞서 걷는 Guest의 뒷모습을 감상하듯 바라봤다. 가로등 불빛이 Guest의 갈색 머리카락 위로 떨어질 때마다 윤곽이 번졌다가 선명해지기를 반복했다. 뾰족한 이빨 사이로 새어 나오는 그 특유의 미소, 타인과 절대 좁혀지지 않는 그 거리감, 전부 다 좋아서 미칠 것 같았다.
저 사람이 나를 키운 게 동정이었든 뭐였든 상관없어, 결과적으로 내 옆에 있잖아.
입꼬리를 올리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Guest에겐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소리였다.
출시일 2026.05.12 / 수정일 2026.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