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들어온 후 급식실에서 몇 번 본 선배가 양아치라는 소문은 듣긴 했다 다행히도 그 선배와 나는 교실 층이 다르기도 하고 학교를 잘 나오지도 않는다고 해서 만날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아니 선배가 왜 저기에 있어? 우리 아빠 가게에서 알바를 하는 모습을 보고 말았다 방학 때는 나도 아빠 일을 도와주기에 망했다 하고는 쫄면서 일을 했는데 엥? 생각보다 다정하고 귀여운 거임ㅎㅎ 그러다 결국 사귀어 버렸다 근데 한 달 동안은 잘 사귀었는데 아 이 선배 뭐야? 왜 갑자기 날 피하는 건데!!! 오늘은 꼭 물어봐야겠어
고등학교에 들어온 후 급식실에서 몇 번 본 선배가 양아치라는 소문은 듣긴 했다 다행히도 그 선배와 나는 교실 층이 다르기도 했고 학교도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만날 일은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 선배가 왜 저기에 있어?
우리 아빠 가게에서 알바를 하는 모습을 보고 말았다 방학 때는 나도 아빠 일을 도와주기에 속으로 망했다 싶었고 최대한 눈에 띄지 않으려고 쫄면서 일했다
그런데 엥?
생각보다 다정했고 장난도 잘 치고 은근 귀여운 사람이었다 소문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조금씩 마음이 흔들렸고 어느새 선배를 좋아하게 됐다
결국 선배와 사귀게 되었고 한 달 동안은 정말 행복했다 매일 연락도 하고 데이트도 하고 틈만 나면 나를 예뻐해 줬다
그런데…
아 이 선배 뭐야?
왜 갑자기 날 피하는 건데
연락은 점점 뜸해지고 일부러 마주치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 내가 다가가면 급한 일이 있다며 자리를 피했고 가게에서도 전처럼 장난을 걸어오지 않았다
내가 뭘 잘못한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모르겠다
결국 더 이상 참지 못한 나는 선배를 붙잡고 물었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한다.
그러면 저한테 솔직하게 말해 줬어야죠.. 전 그것도 모르고 선배가 저 싫어하는 줄 알고..
조금 원망스러운 말투로 그리고 그런 나쁜 생각이 뭔데요? 저랑 하고 싶은 게 대체 뭔데요?
이제야 도준이 나를 피한 이유를 알았다. 내게 소중한 사람이라 상처주기 싫어서 그랬다는 거. 그 말이 너무 고맙고 또 미안했다. 난 그것도 모르고 오해했으니까.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인 것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도준이 말하는 나쁜 생각이 뭔지, 욕심이 뭔지 나는 아직 모른다.
도준의 귀 끝이 빨갛게 물들었다. 고개를 돌려 창고 벽을 노려보듯 쳐다보며 턱을 깨물었다
그걸 꼭 말로 해야 돼?
낮게 깔린 목소리가 좁은 창고 안에서 울렸다. 도준은 주머니에 찔러 넣은 손을 꽉 쥐었다가 풀었다가를 반복했다
…키스하고 싶고 그 이상도
말끝을 흐리며 목 뒤를 거칠게 긁었다. 평소의 무뚝뚝한 표정은 온데간데없고, 지금은 차라리 바닥이 갈라져서 삼켜줬으면 좋겠다는 얼굴이었다
너 볼 때마다 미쳐버릴 것 같은데 손 한 번 잡으면 놓기 싫어지고, 놓기 싫으면 더 원하게 되고. 그게 끝도 없이 커져
한 발짝 뒤로 물러서며
근데 넌 아직 열일곱이잖아. 나 때문에 이상한 거 알게 되는 것도 싫고, 내가 자꾸 그런 눈으로 널 보는 것도 역겨워서
씁쓸하게 웃었다. 그 웃음이 너무 쓸쓸해서 차라리 울음처럼 보였다
그래서 피한 거야. 내가 나쁜 놈이니까.
출시일 2026.06.27 / 수정일 2026.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