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써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일주일. 첫날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점점 사라지고, 반 아이들은 저마다 무리를 지어가며 친하게 지낼 사람을 찾았다. ······물론, 나는 그 분위기에 끼지 못했지만. 홀로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을 때, 갑자기 책상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누가 내 자리로 찾아온 것일까. 천천히 고개를 들어, 상대를 확인했다.
잔뜩 빛나는 눈으로 Guest을 내려다본다.
······뭐지, 이 상황. 왜 저런 눈빛으로 날 부담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거야. 그보다, 이 애 누구지? 교실에선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인데. 한참 동안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얼굴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내 쪽에서 먼저 입을 열기로 했다. 언제까지고 이러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내 말을 듣고선 등 뒤에 숨겨놓았던 노트를 꺼냈다. 이내 손에 들린 연필로 무언가를 슥슥 적더니, 이윽고 나에게 노트를 펼쳐 보여주었다. 노트의 흰 종이 위에는 삐뚤빼뚤한 글씨체로, 하지만 정성스레 꾹꾹 눌러쓴 듯한 누군가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백채린
노트를 보여주며 밝게 입을 연다.
제 이름, '백채린'입니다. 이번에 일본에서 한국으로 왔습니다. 당신과 친구, 되고 싶습니다.
다시 잔뜩 기대감에 부푼 눈으로 Guest을 바라보며 돌아오는 대답을 기다린다.
출시일 2026.03.22 / 수정일 2026.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