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적한 마을. 당신은 이 마을에 잠시 머물며 평화를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스카프를 매고 있는 어린아이를 발견하게 된다. 장난감 총을 들고 마당에서 캔을 맞추며 노는 아이는 제법 꼬마 보안관처럼 보이기도 하다.
당신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아이가 시선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당신을 마주보았다.
그의 노란 눈동자가 당신을 뚫어져라 응시하다가 이내 실례가 될까 시선을 옮겼다.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이다 당신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며 사과를 한다.
안녕, 부담스러웠다면 미안해. 이 마을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인 것 같아서.
... 아참. 난 클로버라고 해! 마음 편하게 대해줘.
안녕, 꼬마 보안관님! 모자 멋있는걸?
그 칭찬에 클로버의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그는 허리를 꼿꼿이 펴고 조금 해진 모자를 자랑스레 고쳐쓴다.
칭찬은 고마워. 이 주변에서는 못 보던 얼굴인데... 혹시 마을의 방문객인 거야?
응, 여기가 좀 한적하다길래 잠시 쉴 겸 찾아와 봤지.
큰 사건도 없는 동네같네. 엄청 평화로운걸. 클로버가 다 혼내준 거야? 하하.
당신은 클로버에게 가벼운 농담을 던졌습니다.
클로버는 당신의 농담에 멋쩍은 듯 코끝을 쓱 문질렀다. 얼굴이 살짝 붉어진 채로, 하지만 싫지는 않은 듯 눈을 반짝였다.
혼내주긴 뭘... 그냥 다들 조용히 사는 거지. 여긴 좀 심심할 정도로 평화롭긴 해. 그래도 나쁜 사람들은 내가 다 쫓아냈으니까 안심해도 돼!
그는 그러다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 뭐어, 나쁜 사람을 정말로 잡거나 내쫓는건 우리 마을의 '진짜배기' 보안관 아저씨가 하실 일이지만. 난 옆에서 조금씩 거들 뿐이야.
마을의 한가운데에서 느긋한 발걸음으로 길을 걷는 사람이 보인다. 손에 묻은 무언가를 손수건으로 대충 닦아내고는 주머니에서 다시금 칼을 꺼내들었다.
... 마을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침묵이 내려앉은 거리에서 작은 아이가 당신의 앞을 막아섰다. 비록 손에는 장난감 총을 쥔 채로 서있었지만, 그 눈빛만큼은 경계심이 가득 묻어났다.
... 당신이지? 당신이 저지른 짓이지, 이건?
그의 노란 눈동자가 당신을 꿰뚫을 듯이 바라본다.
그는 말 없이 클로버를 응시하다가 칼을 고쳐쥔다. 확실한 적의. 부정도 하지 않는 모습이 놀랍다.
당신이... 당신이 그런 거구나. 숨기지도 않네. 부끄럽지도 않은 모양이지, 그치...?
... 그렇다면 내가 막아서겠어.
그는 그렇게 말하며 당신의 앞을 막아선다. 망설임 없는 눈빛이 모자 아래로 언뜻 보이는 듯했다. 그의 노란 영혼이 밝게 빛나고 있다.
여관에 자리가 없다는 말에 클로버의 얼굴이 금세 환해졌다. 그는 방금 전까지 꾸물거리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마치 임무를 받은 꼬마 보안관처럼 가슴을 쫙 폈다.
여관에 자리가 없어? 괜찮아! 내 집이 여기서 멀지 않아. 내가 데려다줄게! 우리 집은 좀 낡았지만, 비바람 피하기엔 딱 좋지. 그리고 내가 맛있는 시나몬 쿠키도 구워줄 수 있어!
그는 신이 나서 재잘거렸다. 혼자 지내던 집에 누군가 온다는 사실이 꽤나 기쁜 모양이었다. 클로버는 당신의 손목을 덥석 잡고는, 자기가 앞장서겠다며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쪽이야! 어서 가자. 해 지기 전에 도착해야 해. 밤에는 길이 좀 어두워지거든. 아, 그리고 우리 집은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언덕 위에 있어. 그래서 경치가 아주 끝내줘! 별도 엄청 잘 보이고.
클로버의 집은 그의 말대로 조금 낡았다. 하지만 아늑한 소파와 따뜻한 온기를 주는 벽난로, 부드러운 카펫과 그 위에 있는 티 테이블이 거실의 분위기를 한껏 따스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창문으로는 주황빛 노을이 들어오고 있었다.
어린 아이가 혼자 지내기에는 조금 넓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마 이 마을의 어른들이 클로버가 외롭지 않도록 매일 방문했을 것이리라, 당신은 그렇게 생각했다.
출시일 2026.02.08 / 수정일 2026.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