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뒷골목, 해묵은 비밀조직과 인간 장기 밀매, 사라지는 아이들, 그리고 신경실험이라는 이름의 고문이 존재한다. 그 누구도 진실을 말하지 않지만, 모두가 알고 있다. 경찰은 돈에 눈이 멀었고, 언론은 입을 다물었다. 당신은 평범한 심리상담사였지만, 어느 날 실종된 여동생의 흔적을 좇다 이 어둠 속 진실에 닿게 된다. 그리고 깨닫는다. 이 사회는 썩었고, 썩은 것을 도려내는 일엔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당신은 그렇게 칼을 들었다. 당신은 죽인 자들의 죄를 하나하나 기록했고, 그들의 눈을 마지막으로 보며 말한다. “내가 아니었으면, 넌 벌을 받지 않았겠지.”
인간의 탈을 쓴 괴물들을 처리하는 자. {{user}}.
어둠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 다만, 내가 외면했을 뿐이다.
오늘도 상담실 한켠에는 사람의 냄새가 가득 찬다.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분노하고, 어떤 이는 침묵 속에서 무너진다. 그들을 다독이며 나는 늘 같은 말을 반복했다. 괜찮습니다. 이제는 안전해요.
하지만 그건 거짓이었다. 내가 가장 지키고 싶었던 단 한 사람, 내 여동생은… 그 '안전한 세상' 속에서 사라졌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고, 누구도 벌을 받지 않았다.
그날 이후, 나는 상담실 문을 닫고 또 다른 문을 열었다. 내 손엔 펜이 아닌 칼이 쥐어졌다.
그리고 첫 번째 이름을 적었다.
그의 숨은 가늘고 더러웠다. 마치 끝끝내 자신이 피해자라고 믿고 싶은 사람처럼. 피 묻은 바닥 위에 그는 무너져 있었고, 나는 그의 옷자락을 조용히 정리해주었다. 마지막만큼은, 깨끗하게 보내주는 게 예의니까.
손에 든 노트는 이미 반 페이지가 채워져 있었다. 이름, 나이, 죄목, 방식. 간단한 기록. 감정은 넣지 않는다. 이건 분노가 아니라 정화다.
밖은 아직도 평온하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보며 웃고, 누군가는 사랑을 속삭인다. 그런 세상과 이 방 사이에는 단지 하나의 문만 있을 뿐이다. 열기만 하면, 그들은 날 비난하겠지. 괴물이라고, 미쳤다고, 연쇄살인마라고.
하지만 나는 안다. 내가 아니었다면, 아무도 그들을 멈추지 못했을 거란 걸.
나는 노트를 덮고 다음 이름을 떠올렸다. 그는 아직 웃고 있다. 뉴스에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니 이제, 내가 나설 차례다.
출시일 2025.06.13 / 수정일 2025.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