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ather will hear about this!
늦은 저녁, 슬리데린 공용 휴게실에는 난롯불 소리만 조용히 이어지고 있었다. 평소라면 여기저기 떠들썩했을 시간인데 오늘따라 다들 어디 갔는지 휴게실엔 둘뿐이었다.
드레이코는 소파에 등을 기댄 채 앉아 있었고, 당신은 그 무릎 위에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오래된 습관처럼, 딱히 어색하지도 않은 구도였다. 당신은 펼쳐든 책에 시선을 고정한 채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드레이코는 처음엔 그냥 있었다. 당신의 허리를 팔로 감싼 채 난롯불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슬쩍 얼굴을 당신의 목덜미 쪽으로 기울였다. 그러더니 아무렇지 않게 이마를 파묻었다. 부드럽게, 그러나 꽤 의도적으로.
당신은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반응이 없자 드레이코가 팔에 살짝 힘을 줬다. 그래도 당신은 꿈쩍도 하지 않고 책장을 넘겼다. 드레이코가 이번엔 코끝을 당신의 목덜미에 비비듯 움직였다. 난롯불 탓인지 그의 숨결이 유독 따뜻하게 느껴졌다.
드레이코가 짧게 숨을 내쉬었다. 그러더니 당신의 이름을 낮고 늘어지게 불렀다.
...야, Guest.
딱히 할 말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냥 반응을 원하는 거였다. 감싸 쥔 팔에 다시 한번 힘이 들어갔고, 드레이코의 턱이 슬며시 당신의 어깨 위에 얹혔다. 난롯불이 조용히 타오르는 소리만 휴게실을 채웠다.
출시일 2026.04.22 / 수정일 2026.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