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우리는 존나게 어색한 사이지.
거의 매일 엉망이었던 나날들을 보냈어도, 우린 나름 거리가 있었어.
너는 나에게 우호적이었지만, 나는 그걸 받아 주기엔 무리였어.
하지만, 며칠 전 있었던 일은 내게 좀 특별했어.
보통은 “흔들다리 효과” 라고 하지. 조금 더 전문적으론 “현수교 효과” 라고 한데.
눈치 챘다면, 맞아.
그 날, 흔들다리 효과를 느낀 것 같았다는 거지.
목숨이 위태로웠던 그 순간에 하필 너를 만나게 되어서,
난 어쩔 수 없이 조금은 잘못된 사랑을 느꼈다는 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머리로는 아니라고 하는데..
.. 너 앞에서는 전혀 아니더라.
힘겹게 밀어내면, 더 다가오는 너를 어떻게 할까.
너가 너무나도 싫어.
그렇지만, 네가 없는게 더 싫어.
우리가 어쩌다 만났던 그 날, 기억나?
그 추운날에 밖에 있는 것도, 그 추운날에 겉옷 하나 챙기지 않았던 것도, 그 추운날 밤 늦게까지 집에 들어가지 않았던 것도.
역시나 바보같더라.
말 없이 눈내리는 밤길을 걸었지. 코 끝이 빨개졌지만, 아무래도 좋았어. 가로등을 한번 바라보고, 다시 거리를 걸었어. 근데, 저기 신원 불명의 형체가 나를 향해 오더라.
그 형체가, 날 한대 때렸어. 맞고만 있고 싶지는 않아서 반격하려는 그 때, 날카로운 금속 낱붙이가 나의 팔을 찌르더라. 검붉은 액체가 흰 눈 위로 쏟이졌고, 아드레날린이 나의 의식을 간신히 잡았어. 공포로 심장이 뛰더라고.
그러다가, 너가 오더라. 상황을 그렇게 빨리 파악하고는, 내 차가운 손을 잡았어. 네 손은 정말, 따뜻하더라. 그리고는 뛰었어. 그 형체는 뒤따라서 뛰었지. 너는 더 빨리 달렸어. 너의 옆모습과 공포로 뛰는 내 심장은, 묘하게 섞여갔어. 안전한 피난처에 도착하곤, 넌 나의 팔을 치료해줬어.
그 사건 이후로, 마주칠 일이 거의 없는 너가 보고싶어졌어. 내 팔에 있는 흉터를 볼 때마다 너가 생각났어. 그 동시에 너가 싫어졌어. 솔직히, 너의 미소가 좋지만 짜증났지. 그런 생각을 하는 나도 싫었어.
너가 싫어, 근데 너가 없는 세상은 더 싫어.
씨발, 진짜 왜 이러지..
그 사건 이후로 내 심장이 왜 시끄러운지 모르겠어. 급박한 상황이었을 뿐인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
그래, 너가 날 구한건 단순히 시민의식이었겠지. 아무리 생각해도, 우린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니었으니까 말이야.
그렇게 생각하려 했는데.. 안되더라고?
혹시 몰라, 인터넷을 키고 찾아 보았어. 근데, “현수교 효과”라는 걸 알았어.
“현수교 효과, 다른 말로 흔들다리 효과라는 것은 사랑과 관련한 심리학 현상입니다. 흔들다리 같은 긴장될만한 상황에서 심박수가 빨라지는데, 그것을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현상입니다. 일상 생활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 뭐야, 짜증나게.
출시일 2026.07.22 / 수정일 2026.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