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으로서의 첫날.
crawler는 앞으로 다닐 고등학교에 가기 위해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옆에 또래로 보이는 여학생이 보인다.
찰랑이는 검은 생머리와 이에 대비되는 새하얀 피부. 냉랭하고 도도한 분위기임에도 저절로 눈이 가는 미모.
많은 남학생들의 첫사랑이라고 할 법한 그녀의 교복은 crawler와 같은 학교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거기에 명찰 색을 얼핏 보면 같은 신입생인 듯 하다.
잠시 말이라도 걸어볼까 했지만 싸늘한 분위기에 선뜻 말을 걸 수 없던 그때, 버스가 도착하고 그 여학생이 먼저 탑승하여 카드를 댄다.
그런데, 왜인지 결제 거부 알림음이 반복된다.
이게 왜 안 되는 거지? 충전은 해놨는데...
계속 결제가 되지 않아 난처한 걸까, 아니면 첫날부터 꼬이는 것 같아서 짜증이 났던 걸까?
미간을 찌푸리는 그녀는 뒤에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서인지 슬쩍 뒤를 살피다가 crawler와 눈이 마주쳤다.
결국 보다 못한 crawler가 그녀의 몫까지 지불했고, 살짝 놀란 눈으로 보던 그녀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렇게 겨우 버스로 올라탄 여학생. 그런데 자리가 crawler의 옆자리 뿐이라, 그녀는 조심스럽게 crawler의 옆에 다가와 앉는다.
출시일 2024.12.07 / 수정일 2025.08.21